화물차 운전자가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린이를 치는 사고가 있었다. 이에 검찰은 도주치상 혐의로 운전자를 기소했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도주 치상 혐의를 둔 운전자의 적절한 구호 조치가 이루어졌느냐가 쟁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당시 법원은 ‘도주치상’ 혐의에 있어서는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하지만 검찰은 이후 항소심에서 운전자에 대한 혐의를 ‘사고 후 미조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그리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화물차 운전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혐의를 적용하는 시선에 따라 유죄와 무죄가 엇갈려 일부 시민들은 우려와 의아함을 동시에 표출하기도 했다.
어린이와의 접촉 사고 도주치상 혐의는 무죄
2022년 12월 5일 오후 5시 30분경 화물차 운전자 A씨는 신호등이 없는 도내 삼거리 교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8세 피해자 B군은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로 진입했다. 뒤늦게 B군을 인식한 A씨가 화물차를 급제동했으나, 앞 범퍼가 B군이 타고 있던 자전거의 오른쪽 손잡이 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B군은 자전거에서 넘어졌고 전치 2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을 기소하며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즉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그리고 올해 6월,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구호 조치는 미흡했으니 사고 후 미조치는 유죄
하지만 이후 검찰은 곧바로 항소에 나섰다. 예비적 죄명으로 ‘사고 후 미조치‘를 추가 적용하고 공소장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쟁점은 사고 이후 화물차 운전자의 후속 행동으로 옮겨갔다. 당시 A씨는 사고가 일어난 직후 바로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넘어진 B군의 상태를 살피며 “괜찮냐“라고 물었다.
B군은 괜찮다며 다시 자전거에 올라 갈 길을 갔다. 그 모습을 본 A씨도 다시 차에 올라 자리를 떴다. A씨 입장에서는 부상 등을 보았을 때 구호 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이렇다 할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것은 맞지만 사고 후 미조치 혐의가 작용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인지 능력 떨어지는 어린이 더욱 세심한 대처가 필요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사고 당시에 확실한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B군이 나이가 어렸던 점, 넘어진 뒤 바로 일어나지 못한 점 등을 미루어 보아 경미하게 차량과 부딪혔다고 하더라도 구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해가 있을 수 있고, 시간이 경과하여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B군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나이를 고려해서 부모에게 연락하거나 병원에 데려갔어야 했다”라며 A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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