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차량은 좋은 자동차의 필수 덕목 중 하나인 안전성 측면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평가 기준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미국 IIHS, 유로 앤캡 안전도 평가에서도 현행 모델 상당수가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대까지는 현대차, 기아보다 안전성이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충격적인 테스트 결과가 나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중남미 시장 신차 평가 프로그램 ‘라틴 앤캡(Latin NCAP)’에서 쉐보레 소형 SUV 모델이 역대 최하 점수를 받았다는 소식이다. 대다수 시장과 마찬가지로 별 5개로 등급을 매기는데, 해당 차량은 단 한 개의 별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중남미 전략 모델 ‘그루브’ 칠레에서 가장 많이 팔려
라틴 앤캡은 쉐보레 ‘그루브(Groove)’의 충돌 테스트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그루브는 지난 2020년 해외 전략형으로 출시된 소형 크로스오버로 중남미, 중동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화 약 1,600만 원 이내에서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몰이 중이며, 칠레에서는 전 차종 판매량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시행된 전면 충돌, 측면 충돌 결과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말을 체감하게 만든다. 먼저 운전자 보호 능력을 살펴보면 가슴, 무릎, 발 보호 부문에서 ‘Marginal(미흡)‘을 받았다. Good(우수), Adequate(양호), Marginal(미흡), Weak(취약), Poor(최악) 등 다섯 등급 체계 가운데 중간 성적이다. 하지만 경추 보호 부문에서는 ‘취약’ 등급이 매겨졌다.
커튼 에어백이 아예 없다? 라틴 앤캡조차 “거르세요”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는 취약한 탑승자 보호 성능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배리어가 차량 우측면을 충돌하자 B 필러가 실내로 깊숙이 침투했다. 이에 조수석 탑승자의 어깨와 골반, 머리가 차량 구조물에 강하게 충돌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드 에어백이 전개된 덕에 주요 장기가 몰려있는 흉부, 복부 충격은 어느 정도 경감됐다. 하지만 커튼 에어백의 부재로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종합적인 안전도 평가 점수를 살펴보면 성인 탑승자 보호 39.42%, 어린이 탑승자 보호 68.57%, 보행자 보호 36.37%, 주행 안전 보조(ADAS) 58.14%에 그쳤다. 안전성이 열악한 타 차량의 경우도 별 2개는 받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쉐보레 그루브는 단 한 개도 받지 못했다. 라틴 앤캡 위원장 스테판 브로지악(Stephan Brodziak)은 “의미 있는 안전성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이 모델을 피하길 강력히 권장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쉐보레에 이런 차가..” 그 정체는 사실 중국차였다고
일각에서는 “저렴한 자동차일수록 안전성은 포기하는 게 편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비슷한 포지션의 다른 모델은 쉐보레 그루브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한 예로 유럽 저가차 시장에서 판매되는 소형 SUV ‘다치아 산데로(Dacia Sandero)’는 유로 앤캡에서 별 2개를 받았다. 반면 중남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토요타 소형 SUV ‘레이즈(Raize)’는 9월 초 라틴 앤캡에서 별 0개의 최하 등급을 받았다.
안전한 자동차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쉐보레 브랜드에서 이런 차량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그루브는 엄밀히 따져보면 미국차가 아니다. 쉐보레의 모회사 제너럴 모터스(GM)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손잡고 설립한 우링(Wuling) 브랜드 ‘바오준(Baojun) 510’의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다. 쉐보레 엠블럼만 붙었을 뿐 안전성 측면에서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생산도 전량 중국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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