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6년부터 역사가 시작되어온 포르쉐의 미드쉽 경량 로드스터인 박스터. 포르쉐의 명성에 걸맞게 뛰어난 구조적 밸런스는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매우 날렵한 녀석이다. 당시에 재정난으로 힘들던 포르쉐를 살리는데 어느 정도 공을 기여한 녀석이기도 하며, 염가판 포르쉐들 중 가장 성공한 녀석이기도 한 박스터는, 많은 이들의 드림카 영역에 오르내리는 녀석이다.
그런데 중고차 시장을 살펴보면 연식이 꽤 지난 중고 박스터가 1,000만 원대로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건 박스터뿐만 아니라 다른 수입 명차들도 마찬가지로 2천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대로 올라오곤 하는데, 이런 차를 중고차로 구매해서 타고 다녀도 문제가 없을까? 오늘 오토포스트는 중고차 시장에 등장한 1,000만 원짜리 박스터를 사면 생기는 일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거
도전해 볼만 한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드림카를 타고 어디론가 내달리는 상상을 하곤 한다. 어떤 이는 실크로드의 감성을 자극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마이바흐’일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파워풀한 성능과 아름다움의 상징인 ‘페라리’ 혹은 ‘람보르기니’가 될 수도 있다.
앞서 나열한 자동차들의 공통점은 역시나 아무나 살 수 없다는 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인 대중들은 이런 억 단위를 호가하는 자동차들을 살 일이 거의 없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하면 한대 사고 만다”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중 오늘 만나볼 차 박스터는 드림카의 영역에서도 한층 더 현실성이 높은 드림카로 손에 꼽힌다. 앞에서 열거한 녀석들보다 훨씬 저렴하고, 포르쉐답게 빠르고, 심지어 오픈 에어링도 가능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과연 어떤 이들에게 있어서 드림카의 조건을 다 갖춘 포르쉐 박스터, 달릴 줄 아는 사람들이나 수평대향 엔진의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포르쉐의 입문용 스포츠 카임은 틀림없다.
아반떼보다 싼 박스터
한 번쯤은 고려해 볼 만하다
하지만 이렇게 역사와 유서가 깊은 브랜드의 스포츠카도 세월 앞에선 여지없이 오래된 차다. 차량 가액이 최상위 트림 기준으로도 억 단위에 가까운 가격대를 자랑하는 박스터는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는 상상 그 이상이다.
연간 천만 원단위의 감가가 진행되는 건 기본이오, 5년이 지나 보증이 끝난 이들의 중고 차값은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신차 가격 대비 반 토막이 나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확실히 1,000만 원이면 국산차로 영역을 옮길 경우 살 수 있는 차들이 굉장히 많아진다. 에쿠스와 그렌저는 물론이고, 연식 좋고 히스토리 좋은 아반떼도 구매할 수 있으며 SUV도 접근이 가능한 가격대다.
“그랜저 중고 살 돈으로 포르쉐가 가능하네? 한 번 질러봐?”라는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순간이며, 호기심이 결국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순간이다.
1. 연간 세금
납부를 하자
오늘의 예시로 고생해 줄 포르쉐 박스터다. 차량의 연식은 2,000년식이며 포르쉐 코리아의 정식판이 아닌 역수입 모델이고, 주행거리는 305,600km다. 주행 거리가 많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착각이다. 각종 내구 레이스에 종횡무진하며 다져진 기술력의 결정체 포르쉐의 오너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가장 낮은 트림 2.0L 모델이다. 12년 이상 흐른 차량이기 때문에 연간 세금은 50% 감경 혜택이 들어가 연간 세금은 ‘260,000’원이다. 분기별로 납부하게 된다면 6개월에 한 번씩 ‘130,000’원을 납부하면 된다.
보험을 안 들면
이전이 안돼요
자동차를 구매하기 전 보험 가입은 필수다. 그러지 않는다면 자동차를 본인의 소유로 만들 수 없다. 그렇기에 가장 저렴하고 보편적인 방법 다이렉트 보험으로 알아보도록 해보자.
만 26세 이상의 성인 남성이며, 운전 경력 1년 이상을 토대로 견전을 내어봤다. 그 결과 충격적인 결말이 존재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보험사별로 상이하지만, 견적을 낸 H사 다이렉트 보험은 차령이 10년 이상 경과하게 되면 스포츠카 할증이 빠진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차를 포함하고 대물 10억 원으로 설정하여 산정했을 경우 230만 원대의 연간 보험료가 발생하게 된다. 아무래도 단물이 빠질 만큼 빠진 차량이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두 번째로 자차를 포함하지 않고 산정했을 때다. 이럴 경우 만 26세 이하의 국산 준중형 차의 보험료가 산정되며 연간 185만 원이라는 가격이 나오게 된다.
어차피 자연흡기니
일반유로 유류비를 계산해 보자
포르쉐의 모든 라인업은 고급유를 권장한다. 하지만 이는 터보 모델을 제외하곤 일반유를 넣어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실 오너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현재 유가를 토대로 한 달 유지비를 계산해 보자.
박스터 모든 세대들이 대부분 공인연비 6.5~6.8km/l를 마크하고 있다. 연비가 낮다고 생각된다면 그건 착각이다. 왜냐면 당신은 공학의 정수 포르쉐의 오너니까 말이다.
강남구 역삼동을 기준으로 휘발유값을 측정하자면 리터당 평균 1,80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오늘의 참고 차종 986 박스터는 연료탱크의 용량이 64L이므로 주말마다 한 번씩 50L가량 주유를 할 경우 9만 원의 유류비가 발생하게 되며, 한 달 기준 36~45만 원의 유류비가 발생한다.
다만 연비가 비교적 낮은 탓에 가득 주유를 하더라도 주유소에 들리는 횟수는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주말에 장거리 운행을 뛰는 것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연비이기도 하다.
이건 좀 극단적이긴 하나 상태가 심각하면 라이너가 깨지기도 한다.
4. 박스터의
최대 고질병 엔진 스크래치
기름을 넣고 씽씽 잘 달리던 당신의 박스터, 주말마다 아침에 시동을 거는데 자꾸만 머플러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냄새는 매케하고, 연기는 타면 탈수록 점점 더 심하게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지는 당신.
불안한 마음에 정비소를 찾으니 ‘엔진 스크래치’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실린더 헤드와 블록을 전부 오버홀을 해야 한다고 한다. 어쩐지 코너를 돌때마다 엔진오일 경고등이 깜빡이던 게 머릿속을 스친다. 하지만 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당신은 독일산 코너링 머신 포르쉐 오너니까.
아무리 싸게 싸게 해도 큰 거 한 장을 부르는 정비소 사장님, 괜찮다는 머릿속이 한순간에 정리되며 “이거 그냥 버릴까?”라는 말을 가슴속에서 외치고 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한 뒤 코너링 머신 박스터와 함께 후진을 하지만, 날이 찰 때 뚜껑을 절대 여닫지 말라는 딜러의 말을 무시한 채 뚜껑을 열다 뒷 유리가 깨졌다. 아, 날이 추울 때 여닫으면 깨지는 고질병이 있다.
이런 차는
세컨카로 사는 게 맞다
이런 오래된 중고 수입 명차를 운용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전장품이야 원래 잘 고장하는 영역이 아니라고 하지만, 자동차는 연식이 지나면 지날수록 예상치 못한 영역에서 트러블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이건 국산차도 마찬가지다. 전장품 혹은 국내에서 부품을 구하는 게 힘들 경우 해외에서 부품을 공수해야 하는데, 간혹 해외에서도 구하기 힘든 부품이 고장 나게 된다면 대기하는 시간만 최소 한 달이다.
박스터의 경우 위에 열거한 스크래치의 문제와 소프트탑의 뒷유리창만 신경 쓴다면 크게 걱정할 건 없다. 다만 자동 변속기 모델의 경우 출시 당시부터 내구성에 대한 이슈가 종종 존재했으니 잘 확인해 보자. 그리고 오늘의 예시인 박스터뿐만 아니라 벤틀리, 람보르기니, 페라리의 경우에도 종종 4~5천만 원대에 거래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덜컥 구매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니 되도록 쳐다보지 않는 게 개인 신변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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