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특히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형 '미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추정 미사일(사진 맨 오른쪽)이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최신무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무기전시회를 개최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미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은 무기전시회에서 미니 SLBM 외에 최근 시험발사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대공미사일 등도 처음으로 공개 전시했다.
◇ 북극성-1형보다 작은 소형 SLBM 추정 신형 미사일 첫 등장
북한은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3대혁명전시관에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을 열고 12일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3대혁명전시관 실내 정중앙의 무대를 기준으로 양쪽에 각종 첨단무기들이 전시됐다. 왼쪽에는 KN-23 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등 남한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무기체계가, 오른쪽에는 화성-14·15·16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 일본을 비롯, 괌,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중장거리 무기체계들이 각각 전시됐다.
대부분 이미 공개되거나 알려진 무기들이었지만 SLBM들을 전시한 곳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미사일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구형 북극성-1형 및 최신형 북극성-5형 SLBM과 함께 전시했다. 지난 1월 열병식에서 첫 등장한 북극성-5형 SLBM(직경 1.8m)은 물론 북극성-1형(직경 1.1m)보다 작은 크기였다.
2021년10월 첫 개최된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 화성-15.16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이 전시돼 있다. 화성-12형과 같은 6륜형 발사대에 실려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크기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국방안보포럼
크기와 형상을 감안하면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SLBM으로 개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책임분석관은 “북 신형 SLBM은 직경 1m 미만으로 형상은 KN-23과 유사하다”며 “미사일 하단에 북극성-1형과 같은 격자형 그리드핀 4개가 달려 있는 것도 식별된다”고 말했다.
◇ 첫 공개 극초음속 미사일도 예상보다 커 사정거리 길어질 듯
북한의 신형 SLBM이 KN-23을 개량한 게 맞다면 KN-23처럼 요격이 어려운 변칙기동을 하면서 남한과 일부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건조를 끝낸 신형 3000t급 잠수함이나 건조중인 4000t급 잠수함에 북극성-5형보다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 남한 겨냥용 소형 SLBM을 개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형 미니 SLBM의 직경은 북극성-5형의 절반 수준이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첫 시험발사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도 구체적인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같은 6륜형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된 채 전시돼 당초 예상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활공 비행체를 탑재한 탄두부 길이만 7m, 전체 길이는 18m 가량에 달하고, 지난달 시험발사 때 날아간 거리(200여㎞)보다 훨씬 사거리가 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10월 처음으로 개최된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 공개된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대공미사일 등 각종 신무기들./한국국방안보포럼, 연합뉴스
화성-8형 미사일은 중국이 실전배치중인 ‘미 항모 킬러’ DF-17 극초음속 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다. 지난달 시험발사 때 최대 고도 30여㎞, 비행거리 200여㎞, 최대 속도 마하3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사일 추진 로켓에서 분리된 탄두부(활공 비행체)가 글라이더처럼 활공비행을 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보통 활공 비행체를 활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고도 100㎞ 이상까지 올라간 뒤 탄두부의 활공 비행체가 분리,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지그재그 형태로 글라이더처럼 비행하며 요격을 피해 목표물을 타격한다.
◇ 최근 시험발사한 신형 대공미사일도 등장
북 극초음속 미사일이 앞으로 추가 시험발사를 통해 수백㎞ 고도까지 올라가면 활공 비행체는 최대 1000~15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화성-8형은 최대 사거리가 4000~5000㎞에 달하는 화성-12형 중거리 미사일의 1단 로켓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DF-17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500~2000㎞ 이상이다.
북한이 지난 1일 첫 공개한 신형 대공미사일도 2발이 전시됐다. 북 신형 대공미사일은 1·2단 분리형으로 1단으로만 돼있는 ‘북한판 S-300′ KN-06 ‘번개’ 지대공 미사일과 확연히 다른 형태다. 최대 사거리가 200~300㎞ 이상으로 우리 공군 조기경보기와 공중급유기, 주한미군 U-2 정찰기, 초계비행중인 전투기 등에 새로운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데이비드 슬링’ 요격 미사일을 빼닮아 개발 경위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무대 위에는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첫 등장한 신형전차를 올려 놓아 김정은이 연설할 때 주요 배경이 되도록 전시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지난 11일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에 전시된 KN-23 개량형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 각종 신무기들/연합뉴스
이번 전람회 개막식은 야외에서 진행됐다. 북한 공군 전투기 7대가 화려한 곡예비행을 펼쳤고, 군인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각목과 기왓장을 격파하는 무술행사도 진행됐다. 김정은은 최룡해·조용원·박정천·김덕훈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상학·태형철 당비서, 권영진 총정치국장 등 간부들과 나란히 야외 연단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개막식을 지켜봤다.
김정은은 전람회 기념연설에서 “조선반도(한반도)에 조성된 불안정한 현정세하에서 우리의 군사력을 그에 상응하게 부단히 키우는 것은 우리 혁명의 시대적 요구이고 우리들이 혁명과 미래 앞에 걸머진 지상의 책무로 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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