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된 국산 천궁-2 요격미사일. 최대 15km 고도의 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뉴시스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처음으로 국산 요격미사일 천궁 II가 4조1500여억원 규모로 수출된다. 천궁 II 요격미사일의 해외 수출은 처음이며, 수출 규모도 국내 방산 수출 사상 최대다.
◇ 천궁 II, 이스라엘제 요격미사일과 경합해 승리
UAE 국방부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방어 역량을 질적으로 보충할 한국형 방공 체계 M-SAM(천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UAE 국방부는 한국과의 M-SAM 계약 규모가 129억 디르함(약 4조1500억원)이라고 밝혔다. 천궁은 노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호크’를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이 개발한 중거리 대공 미사일이다. 항공기 격추용 천궁Ⅰ과,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 II 두 종류가 있는데 UAE 가 도입하는 것은 천궁 II인 것으로 알려졌다.
UAE 현지매체인 걸프투데이도 “타와준 경제위원회의 타리크 압둘 라임 알 호사니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한국의 방공 시스템인 M-SAM을 들여올 계획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타와준 경제위원회는 우리나라의 방위사업청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UAE가 천궁 II 몇 개 포대를 도입하는지 구체적인 수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천궁2 UAE 수출은 이스라엘제 ‘바락’ 요격미사일과의 경합에서 승리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세계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이스라엘제 요격미사일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UAE 원전 수출, 한국군 아크부대의 지속적인 파병도 이번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등 우리 정부와 군 고위관계자들이 최근 UAE를 방문해 방산 세일즈 외교를 한 직후 UAE 정부의 발표가 이뤄져 주목된다.
◇ 초속 5km로 낙하하는 적 탄도미사일도 요격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 II는 교전통제소와 3차원 위상배열레이더, 수직 발사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발사대 1기당 8발의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최대 요격고도는 15㎞로, 패트리엇 PAC-3 CRI(최대 요격고도 20㎞)보다 조금 낮다. 항공기 격추용 천궁Ⅰ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40㎞다.
천궁 II의 최대 속도는 마하 5로, 초속 5km로 낙하하는 적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길이는 4m, 무게는 400㎏, 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억 원 수준이다. 2017년 시험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직 발사대에서 ‘콜드 론치’ 방식으로 발사돼 미사일이 수직으로 솟구쳐 오른 뒤 방향을 급격히 틀어 목표물(적 탄도미사일)을 향해 날아가는 방식으로 요격한다.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개발돼 러시아제 S-350 요격미사일과 비슷하다.
천궁 II는 2012년 개발에 착수돼 2017년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2018년 양산에 착수해 지난해 말 첫 포대 물량이 군에 인도됐다. 천궁II는 개발을 끝내고도 한때 사업 취소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7년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계약을 앞둔 천궁II의 구매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논란이 일었다.
◇ 군, 북 미사일 위협 대응해 천궁 II 포대 3배로 늘릴 계획
하지만 이듬해 2월 개최된 제109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기존 계획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당초 7개 포대의 천궁II를 양산, 배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변칙기동을 하는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초대형 방사포 등을 개발함에 따라 천궁II 포대를 당초 수량보다 3배 가량 크게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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