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푸틴.벨라루스 대통령 참관 아래 유례 없는 대규모 미사일 발사 무력시위
우크라이나 사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전략로켓군과 육해공군을 총동원해 극초음속 미사일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전략핵무기, 순항미사일 등을 대대적으로 발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러시아는 통상적인 연례훈련이라고 밝혔지만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여서 푸틴 대통령이 대규모 무력시위를 통해 미국 등 서방세계에 강력한 압박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탄도·순항 미사일 발사 훈련을 화상으로 참관했다고 크렘린궁(러 대통령궁) 공보실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20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러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크렘린궁의 상황실에서 핵무기를 운용하는 전략로켓군과 항공우주군, 해군의 북방·흑해 함대 등의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켜봤다.
지난 19일 러시아 북부지역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인 RS-24 '야르스'가 발사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대적인 전략핵무기와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AFP 연합뉴스
◇ 극초음속.순항 미사일, ICBM, SLBM 등 전략전술 미사일 총동원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항공우주군은 킨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북방·흑대 함대는 수상함과 잠수함에서 해상·지상의 가상 목표물에 칼리브르 순항미사일과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각각 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 기지에선 ‘야르스’ ICBM 이, 바렌츠해에선 ‘시네바’ SLBM 이 각각 발사됐다. 남부 아스트라한 지역의 훈련장에선 ‘이스칸데르-K’ 순항미사일이 발사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미사일 발사 영상들을 공개하고 “모든 미사일은 지정된 목표물에 명중했다”며 ‘전략적 억지력 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미사일 발사 훈련에 대해 “정례 훈련이고 훈련에 앞서 여러 나라에 계획에 대해 통보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매년 전략 핵전력 훈련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육해공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를 총동원해 실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한발로 5층 건물 파괴
특히 기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미국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들도 동원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러시아 국방부는 MIG-31 전투기에 킨잘 공대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장착하는 장면부터 MIG-31 이 이륙해 미사일을 발사, 미사일이 목표물인 5층 콘크리트 건물에 명중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킨잘 미사일은 목표물에 명중한 뒤 5층 건물 전체를 뒤엎을 정도의 화염과 위력을 과시했다. 킨잘 미사일은 2018년 3월 푸틴 대통령이 연례 국정연설에서 처음으로 그 존재를 공개했다. 마하 10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최대 사거리는 20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함정에서 발사된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도 주목 대상이다. 지르콘은 함정에 배치된 세계 최초의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최대 1000㎞ 떨어진 함정 또는 지상 목표물을 마하 9의 속도로 타격할 수 있다. 요격이 불가능해 미 항공모함 전단에도 위협적인 존재다. 푸틴 대통령은 “지르콘이 해상 및 지상 목표물 모두 파괴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최근까지 여러 차례 시험발사가 이뤄졌으며 이르면 금년 말쯤부터 본격적인 실전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 러시아가 발사한 ICBM,SLBM도 다탄두 최신형
러시아의 최신형 전략핵무기인 ‘야르스’ ICBM(RS-24)은 2010년 이후 실전배치됐다. 길이 23m, 직경 2m로 최대 사거리는 1만2000㎞에 달한다. 500킬로톤 핵탄두 4기 등 최대 10기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이고, 정확도는 150m로 높은 편이다. 바렌츠해 수중의 잠수함에서 발사된 ‘시네바’ SLBM(SS-N-23)은 러시아 델타급 전략핵잠수함에 16발이 탑재된다. 10발의 핵탄두를 탑재한 다탄두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는 1만1000㎞에 달한다.
러시아 수상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된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은 ‘클럽’ 미사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300㎞ 이상 떨어진 적 함정 등을 타격할 수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TU-95 전략폭격기에 사거리 2500㎞ 이상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뒤 출격해 공중 발사한 영상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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