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집무실 이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용산 국방부 신청사. 10층 건물로 1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News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이 당초 공약으로 부각됐던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대신 용산 국방부 청사로 확정됐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군이 술렁이며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 “국방부, 신청사 근무 1000여명 이달말까지 이주준비 완료 지시 내려”
윤 당선인 측은 17일 용산이 대통령 집무실로 확정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너무 앞서간 것”이라며 “오늘 오후 5시 회의에서 윤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등이 모두 모여 두 안을 놓고 토론을 벌여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 내에선 ‘용산 이전’을 사실상 확정된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실무 준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국방부는 공식 명령이 떨어지면 신청사 10개층에서 근무중인 1000여명의 직원이 이달말쯤까지 신속하게 이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준비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5월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국방부 신청사 리모델링을 하려면 1개월 가량의 공사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달말까진 방을 빼줘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전경. 2021.7.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제는 10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1~2주에 불과한 짧은 시기에 이사하기도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뿐더러 국방부 영내 다른 건물에 여유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국방부 신청사에 있던 장차관실과 각 국·실은 합참과 국방부 별관(국방부 옛청사)으로, 국방부 별관을 사용 중인 부서는 서울 용산 후암동 옛 방위사업청 건물 등으로 ‘밀어내기식’ 이사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 추가 도발 예상 시기에 국방부, 합참 혼란 우려
하지만 합참 청사도 2개층 정도만 여유가 있을 뿐이어서 국방부 직원들이 들어가려면 합참 일부 부서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개인이 이사를 하려 해도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고 1개 대대(400~500여명)가 이전하려해도 몇 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1000여명의 직원이 거의 동시에 움직이려면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급 같은 야전부대보다는 행정부서인 국방부 직원들이 이사가 덜 복잡한 측면은 있지만, 1000여명이 1~2주라는 짧은 기간내에 자리를 옮기는 것이 무리라는 데엔 이견이 별로 없는 듯하다.
일각에선 국방부 신청사 1~5층만 청와대가 사용하고 나머지 6~10층은 국방부가 사용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국방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국방부가 같은 건물을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10개층을 통째로 비우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서 고공정찰기 U-2S가 착륙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상황에서 청와대 집무실의 무리한 국방부 이전은 군 대응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시스
특히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안보 취약기에 군의 대응에 허점을 초래할 수 있는 ‘대혼란’ 상황를 야기하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북한은 비록 실패했지만 지난 16일에도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추가 발사가 예상되고 있다. 다음달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 기념일과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일을 전후해 ICBM 및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추가 핵실험 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 국방부 관계자 “속도 조절이라도 됐으면....”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대규모 이사를 하더라도 합참 지휘통제 및 작전 라인은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유사시 군 대응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예비역 장성은 “실제 도발상황이 벌어지면 국방부와 합참 수뇌부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군 대응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보안문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사를 하게 되면 군 통신망을 다시 깔아야 하는데 북한의 해킹 등에 대비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갖고 점검 및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 계획대로 졸속 이주를 하면 사이버 보안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현재의 계획대로 5월10일을 목표로 집무실 이주를 강행하면 선거기간 튼튼한 안보를 강조했던 윤 당선인의 의지와 달리 오히려 안보와 군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집무실의 무리한 조기 이전은 여러 부작용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속도라도 조절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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