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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을 ‘적’이라 표현했다고 호통 쳤던 文정부 국방차관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02 09: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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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기술해 논란이 된 국방부 새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뉴스1



안녕하세요, ‘밀리터리 시크릿’ 구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최근 군 장병 정신교육교재의 독도 표기 문제가 파문을 일으키고 ‘내부 위협세력’ 표현 문제도 논란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 현 군 정신전력교재, 북한에 대해 ‘적’ 대신 ‘현실적 군사위협’ 표현


이번에 문제가 된 군 장병 정신교육교재는 5년마다 발간되는 것으로, 병사들을 직접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병사들에 대해 정신교육을 실시하는 간부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난 정부, 즉 문재인 정부 시절 만들어진 교재가 사용되다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지난해부터 연구·집필에 착수해 신원식 장관 취임 전인 지난 8월쯤 인쇄 의뢰에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진 장병 정신교육교재는 ‘북한=적(敵)’이라는 표현을 빼고 북한에 대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교류와 협력 대상임과 동시에 여전히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기술해 일각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내부 세력으로 규정했던 ‘종북’ 관련 내용도 없앴었지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발간된 교재에선 ‘사상전에서 승리하는 길’ 주제로 종북세력을 ‘국론 분열과 사회 혼란을 조성하며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내부 세력’이라고 규정했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024년 새해 첫날인 1일 해병대 제2사단(청룡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신 장관은 취임 후 장병 정신전력 강화를 역점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지난 2017년 국방부는 ‘북한에 대한 적 개념을 유지해야 한다’는 한국정치학회의 용역보고서를 받고도 ‘북한은 현실적 위협’이라는 수준으로 표현해 논란이 됐습니다. 국방부는 당시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 제작을 위한 용역보고서를 한국정치학회에 발주했고, 정치학회는 “우리에게 핵심적이고 직접적인 적은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라며 “북한의 대남 적화 기도를 지원·동조하는 세력도 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외면’했던 것입니다.



◇ 새 정신전력교재, ‘내부 위협세력’도 상세 기술


문재인 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한 장성은 당시 정부와 군 수뇌부의 기류를 엿볼 수 있는 믿기 힘든 얘기를 전했습니다. “국방일보에 공군 F-15K 정밀폭격 훈련 기사가 실렸는데 ‘적 진지 초토화’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 당시 국방차관이 북한을 적이라고 표현했다고 호통을 쳐 이를 수습하느라 애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 일부 군 수뇌부까지 이런 지경이다보니 일선 지휘관들이 장병들의 정신교육에 실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최근 논란이 된 새 정신교육교재는 대적관이 대폭 강화돼 “우리 국군에게 있어 대한민국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 교재에는 없는 ‘내부 위협세력’의 위험성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데요, 내부 위협세력에 대해 “북한의 대남적화 획책에 따라 우리 내부에는 대한민국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북한 3대 세습 정권과 최악의 인권유린 실태, 극심한 경제난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의 타이로브 지역 주민들이 2023년12월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무너진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은 절대적인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국민과 장병들의 항전의지와 정신력으로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북한은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내부의 북한 추종세력을 선동하고 지원해왔다”며 “특히 한반도 공산화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자 남한 내부에 지하당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고 기술했습니다.



◇ 우크라이나전에서도 정신전력의 중요성 재입증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권이 바뀌면 교재 내용이 또 바뀌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교재 내용은) 사실과 역사적·객관적 내용들을 기술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또는 진영 논리에서 해석하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또 “자유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기본적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며 “안보상황과 대북관계가 계속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 5년마다 발간되는 교재가 어떻게 똑같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각종 첨단무기의 역할이 커진 현대전에서도 정신전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전에서 잘 입증되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새 정신전력 교재 발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새 정신전력교재의 독도 ‘영토분쟁 지역’ 표기는 대통령실과 국방부도 질책하고 사과했듯이 명백한 잘못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살펴봐야 할 사안입니다. 신원식 장관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방부대 시찰 때) 제가 대통령을 수행했고, (정신교육 교재 독도 기술과 관련해) 질책받았다”며 “(윤 대통령께서) 그런 기술을 한 것에 대해 어이없어하셨다”고 전했습니다.



◇ “정신전력 강화라는 새 정신전력교재 기본 취지 잘 살려야”


신 장관은 “제가 꼼꼼히 살폈어야 하는데 마지막 발간 때 살피지 못한 것에 대해 (대통령께) 사과드렸다”며 “전량 회수하겠다고 보고드리고 차관에게 지시해 선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새 정신전력 교재의 오류와 문제는 당연히 시정되고 보완돼야 합니다. 하지만 대적관 등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를 위한 새 정신전력 교재의 기본 취지는 잘 살려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과 우려에 대해서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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