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동산중개 담합행위에 대한 첫 유죄 판결이 나왔다. 경찰 단계에서 증거가 부족해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됐지만 검찰은 휴대폰 분석, 계좌 추적 등 과학 수사를 통해 기소해 1, 2심 모두 유죄를 이끌어냈다.
서울동부지검 공판부(박대환 부장검사)는 공인중개사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4명에 대해 1, 2심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고 10일 밝혔다.
주범인 A씨는 지난달 8일 2심에서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공범 2명은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1명은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한 아파트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 4명은 2018년경 '가락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담합행위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단은 담합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지난 2021년 7월 피의자 1명에 대해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사건을 송치받은 동부지검은 관련자 휴대폰 및 계좌를 압수·분석해 가락회의 조직도, 회비 납부 내역 등 주요 증거를 수집했다. 이를 토대로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피고인들이 신규 회원에게 2000만~3000만원의 회비를 걷고 회칙을 어기면 벌금을 물리는 등 회원제 모임을 운영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비회원 공동중개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검찰은 공판 단계에서도 회원 공인중개사 사무실 직원, 비회원 공인중개사에 대한 증인신문 및 피고인신문을 통해 혐의 부인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법정에서 담합을 부인하고 단순 친목 도모 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부동산중개 담합을 금지 조항이 신설된 후 처벌된 첫 사례다. 공인중개사가 단체를 구성해 공동중개를 제한하는 등의 담합을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2020년 2월부터 시행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담합 행위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회원들이 뭉쳐 이뤄지기 때문에 증거를 모으기 어려운 범죄여서 관련 사건을 기소한 사례가 없었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 거래질서가 바르게 유지되고 비용이 소비자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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