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의혹' 항소심도 승소했지만 배상받게 될 위자료는 대폭 하향 조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한숙희 부장판사)는 10일 조 전 장관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의 불법 사찰로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2억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조 전 장관에게 5000만원 배상판결 내린 원심을 일부 취소하고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22년 5월 국정원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2011년부터 이뤄진 민간인 사찰 관련 자료를 일부 확인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는 사찰 행위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국정원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권은 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쟁점은 소멸시효 산정이 됐다. 1심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장 지시에 따라 조 전 장관을 비난할 목적을 갖고 일련의 계획에 맞춰 진행됐기 때문에 '하나의 불법행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최종적 불법행위가 있었던 시점을 2016년 7월 18일로 판단했다. '10년 이내'라는 청구권 요건에 부합한다.
1심 재판부는 또 "정치 관여가 엄격히 금지된 국정원이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했다“면서 국정원 사찰행위의 불법성을 명백히 했다.
2심도 원심 판결을 받아들였다. 다만 위자료를 낮췄다. 위자료 인정 금액은 사실심의 권한이다. 항소심은 원심과 같은 이유에서 판결하더라도, 위자료 액수 산정에 재량을 갖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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