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씨가 지난해 9월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등 혐의 4차 공판 출석 전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0년간 방송인 박수홍의 매니지먼트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박수홍의 친형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의 친형 박모씨(56)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일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 이모씨(53)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박수홍의 매니지먼트 법인 자금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박수홍 개인 돈을 횡령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라엘과 메디아붐에서 각각 7억원, 13억원 등 약 20억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피해회사 법인카드를 업무 목적 이외로 사용하고 피해회사의 자금을 임의로 유출했다"며 "1인회사·가족회사인 것을 악용해 개인변호사 비용, 아파트 비용 등 사적용도로 자금을 이용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세무사 조언에 따라 절세 의도가 있었을뿐 탈세 의도 없었다"는 박씨의 주장에 대해 탈세가 맞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경영자로서 준법 정신이 의심된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회복 위한 진지한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횡령혐의 중 피고인 개인의 사적 용도로 쓴 게 명백한 변호사비, 아파트 1억원 등을 남짓한 금액 외에 착복하거나 개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회사 외에 제3자의 손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수홍을 위해 썼다면서 혐의를 은폐했고 박수홍의 이미지 타격도 적지 않아 죄질이 나쁘며 태도도 나쁘다"며 "이씨도 악플 등 박수홍에게 추가 피해를 전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일부 금액은 박수홍 지인에게 선물을 보내는데 이용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씨 또한 혐의를 부인했다.
박수홍은 1심 선고기일을 앞두고 친형 부부에 대한 엄벌탄원서를 제출했다. 박수홍은 엄벌탄원서를 통해 "피고인들이 범행을 은닉하기 위해 저를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게 `만들었고 일상생활이 완전히 망가져 파탄 수준에 이르렀다"며 "그들은 저를 돈 벌어오는 기계, 돈 벌어오는 노예 따위 수준으로 대했다"고 주장했다. 박수홍은 이날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박수홍의 친형 박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법인 자금과 박수홍의 개인 자산 등 총 61억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이 가운데 박씨가 수홍씨의 개인 자금에서 횡령한 액수를 28억여원에서 중복 내역을 제외하고 15억원 가량으로 수정, 48억여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봤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박씨에게는 징역 7년, 이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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