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박현빈의 트롯 가요 ‘곤드레만드레’에서
술이나 잠에 취해 정신이 흐릿하고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상태라는 의미로 더 잘 알려진 곤드레는 강원도에서 주로 자생한다는 곤드레 풀, 실제 이름은 고려엉겅퀴를 이르는 말이다.
국어 사전에는 없지만 곤드레만드레라는 어원은 곤드레가 비틀거리듯이 흩날리는 모습을 비유한 게 아니냐는 설이 있다. 정선아리랑에서도 ‘곤드레만드레 우거진 골로 우리네 삼동네 보나물
가세~ 한치 뒷산의 곤드레 딴죽이 임의 맛만 같다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라는 대목처럼 곤드레는 강원도 민초들이 흔히 먹던 음식이었다. 산과
들에 자라는 곤드레가 최대 1미터 정도 큰다고 하니 바람이 불면 비틀거리는 모습을 그리 표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곤드레 나물이나 곤드레 밥은 주로 강원도를 갈 일 아니면 먹을 일이 별로 없었다. 물론 최근에는 곤드레 밥집들이 많이 생겨나 전국 어딜 가도 곤드레 밥을 흔히 먹을 수 있다. 지난해 파주에 있는 산뜨락 곤드레의 식당 리뷰(https://reviewtimes.co.kr/entertainment/220)를
올렸는데 여기 곤드레 밥은 정말 꿀맛 그 자체였다.
이번에 대부도 가는 길에 무얼 먹을까 하다가 우연찮게 곤드레 밥집을 발견했다.
대부도에 가면 으레 바지락 칼국수를 먹곤 했는데 색다른 음식이 땡겨 이 집을 가게 됐다. ‘풍경’이라는 곳이다. 곤드레 밥 전문점이라고 되어 있지만 외관은 닭해물탕이
가장 위에 있는 걸 보니 메인 요리는 이것인가 보다. 식당 내부로 들어가니 테이블마다 냄비가 놓여 있고
닭해물탕을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풍경 외관
풍경 내부
이 식당은 일층과 이층으로 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꽤 많다. 일단 맛이
없지는 않는 모양이다. 우린 앉자마자 자랑스럽게(?) 곤드레
밥을 주문했다. 주문하고 나서 메뉴판을 보니 곤드레 밥 1인분에 1만5천원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다. 몇 달 전 어느 블로그에 올라온 리뷰에는 1만3천원이었는데 물가 오름새를 반영해 그새 가격을 올린 모양이다.
주인 양반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지만 주문하자마자 밑반찬이 깔렸다. 반찬은
여느 식당에서나 흔히 나오는 그런 것들이다. 특별한 건 없다. 그리고
국물로 찌개가 하나 나오는데 된장찌개인지 청국장인지 배추와 청경채를 건더기로 썰어넣은 찌개가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졌다. 국물에서 시골된장 맛이 난다. 나쁘지 않다.
기본 반찬
메뉴판
곤드레 밥도 바로 나왔다. 돌솥이 아닌 넓적한 뚝배기에 나왔다. 뚝배기가 그래도 따뜻하게 데워져 있는 걸 보니 대충하는 식당은 아니다. 보통
곤드레 밥이 말린 곤드레를 사용하는데 곤드레 수확시기가 7월이라서 그런지 여기 식당의 곤드레 밥은 생
곤드레를 쓴 듯했다. 밥 사이 사이의 곤드레가 초록빛이 아직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말린 곤드레에서 느껴지던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향이
좀 덜 느껴진다. 그렇다고 풋내가 나지는 않는다.
생 곤드레밥
같이 나오는 된장찌개
처음에 간장 양념장이 없길래 무엇에 비벼먹냐고 했더니 양념장을 가져다준다. 부추를
썰어 넣은 것 같았고 진간장이 아닌 조선간장에 들기름 약간 넣은 듯하다. 간장 양이 조금 적은 것 같았는데
조선간장이다보니 많이 넣으면 짤 수도 있을 듯. 간장 맛이 아닌 곤드레 향을 느끼라는 배려가 아닌가
싶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생김에다 싸먹는 것도 괜찮았다. 곤드레
밥에는 구은 김이 아닌 생김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곤드레밥 순삭
기본 이상은 된 식당이다. 특별히 손이 가는 맛있는 반찬도 없고 곤드레
밥 역시 아주 엄청난 맛의 기교를 부리지 않았지만 맛있다. 그래서 한 그릇 뚝딱 순삭했다. 다만, 아무리 물가가 올랐어도 한 그릇에 1만 5천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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