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논하기 위해선 ‘전기차’라는 키워드가 빠지면 섭섭하다. 그만큼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빠르게 전동화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나날이 타이트해져 가는 배출가스 규제와 유럽 연합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모두가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그러나, 모두가 ‘Yes’를 외칠 때 ‘No’를 외친 브랜드가 있으니 그곳은 바로 BMW다. 최근 BMW 최고경영자 올리버 집세가 급진적인 전동화 전환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선으로 입장을 밝힌 사실이 알려져 자동차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연 BMW는 어떤 입장을 내었기에 이토록 관심을 끌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자.
글 권영범 에디터
올리버 집세 CEO의
날 선 비판
현지 시각으로 지난 23일,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BMW의 최고 경영자 올리버 집세의 인터뷰에서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병행 판매를 위해 ‘내연기관 사수’ 선언하였다. 이날 올리버 집세 CEO는 “전기차 개발뿐 아니라, 연료 효율성이 좋은 내연기관 차량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환경과 수익을 고려할 때 가장 합리적이다”라는 입장을 낸 것이다.
여기에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 유럽 정책은 편협한 결정”이라고 비판하여 유럽 연합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해 유럽 집행위원회는, 오는 2035년까지 유럽 내에서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하였고, 이후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곳이 바로 폭스바겐이다.
아울러 유럽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GM에서도 2035년까지 모든 차들을 전기차로 전환키로 발표하였으며, 볼보 또한 전동화 대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 때문에 2035년~2040년 기점으로 수많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내연기관의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며, 이의를 제기하는 브랜드들도 존재했지만 결국 트렌드에 맞춰 전동화 대열에 합류하는 현실인 현재까지의 자동차 업계의 흐름이다.
프랭크 위버 이사의
인터뷰 중에서
올리버 집세 CEO 말고도, BMW 내부적으로 내연기관이 아직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적지 않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프랭크 위버’, BMW의 연구개발 담당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엔진은 여전히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냈는데, 그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 내연기관의 도움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향후에도 첨단 내연기관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6기통과 8기통 엔진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며 이미 BMW는 현재의 엔진들만으로도 많은 양의 탄소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랭크 위버 이사는 이런 입장 외에도 엔진의 구조 개선, 플랫폼 개발을 통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하여 체감되는 개선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이 같은 접근방식을 통해, 향후 미래에 닥칠 배기가스 규제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BMW의 중역들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내놓은 건, 소비자들에게 강요가 아닌 기호에 맞는 선택지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렇다고 우리 BMW는 전기차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올해 2023년까지 새로운 순수 전기차 13종 출시를 공약했으며, 2030년에 전기차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목표로 한다”라며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BMW의 모습을 어필하였다.
최근 내연기관 사업에
투자한 게 밝혀져
BMW 말고도 이와 동일한 길을 걷는 브랜드 하나가 존재하는데, 그들은 다름 아닌 토요타다. 과거 전기차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별달리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전 세계적으로 “토요타는 도태될 것인가?”라는 갑론을박이 치열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 것을 선언하였고, 실제로 출시를 앞둔 모델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 토요타가 최근 신차 사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받고 있다. 친환경 파워트레인에 4조엔, 우리 돈으로 약 38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약 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행보에 걸맞은 소식이 하나 있는데, 지난 3월 토요타는 수요 연료 엔진 개발을 ‘야마하모터’에 의뢰했다고 발표한 이력이 존재한다. 굳이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대체 연료를 통해 탄소중립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과 함께, V8 5.0L 엔진의 개발을 의뢰한 것이다.
BMW와 토요타, 이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아떨어져 그런 것일까? 최근 토요타는 BMW의 Z4를 기반으로 한 수프라를 출시하여, 상당히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이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귀추를 지켜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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