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골프 10년차인 김모씨(52)는 지난 2021년 홀인원(한 번의 샷으로 골프공을 홀컵에 넣는 것)을 한 뒤 밥값을 비롯한 각종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홀일원 상품에 가입했다. 매달 2000원을 내면 홀인원 달성 시 2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 보장하는 상품이었다. 상품 가입 1년여 후인 지난해 10월 김씨는 다시 홀인원을 달성했다. 곧바로 상금 지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업체는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상금을 주지 않고 있다.
홀인원을 할 때마다 매번 상금 200만원을 무제한 보장한다며 월정액 회원권 상품을 판매한 업체가 90여명에게 상금을 지급하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상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 중에는 1년 가까이 기다린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금 지금이 지연되고 있는데도 이 업체가 개발한 앱은 여전히 '홀인원 회원권'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하는 사람들은 매월 고정금을 납부하고 홀인원 상금을 받는 형태를 보험이라 인식한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못 받은 상금 2억원 이상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홀인원에 성공하면 상금 200만원(실수령액 156만원)을 지급하는 월정액 상품 '홀인원 회원권'을 판매한 엔픽플 고객센터는 지난달부터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해당 업체는 카카오톡 1대 1 문의하면 "홀인원 회원권 신청 및 심사 폭주로 인해 홀인원 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고객센터 전화도 연결되지 않는 상태다. 그럼에도 회원권 신규가입은 받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에는 90여명이 모였다. 이들이 모두 홀인원 한 것이 증명될 경우 받아야 할 상금은 모두 2억원에 이른다. 단체방에 들어오지 않은 가입자들을 포함하면 상금을 받지 못한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경남 사천의 한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다는 이모씨(45)는 "일반 보험사에서 파는 상품처럼 보험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아니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홀인원 보험인줄 알았는데..."
홀인원 회원권을 가입한 사람들은 이 상품을 보험 상품이라 인식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문구만을 보고 회사가 보험사 역할을 하거나 관련 보험에 가입해 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홀인원시 비용을 지급하는 상품은 일종의 사회적 부조나 계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이라고도 본다면 전통적인 보험 상품의 개념에 포함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약속한 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사기로 볼 수 있고 불특정 다수에 대해 벌어진 행위라면 유사수신행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했다.
보험업법상 보험상품은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우연한 사건 발생에 관해 금전 등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대가를 수수하는 계약'이라고 규정됐다.
김춘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원)는 "보험업법에 명시된 보험상품의 정의는 추상적"이라며 "홀인원이 우연성이 있고 매달 돈을 낸다는 측면에서 보험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이 업체가 제시한 '상금 200만원'을 보험이 포괄할 만한 '사고'의 개념으로 볼 수 있는지는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입장에선 사기혐의로도 고소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90여명이 받아야 할 상금은 1인당 156만원이지만 이들이 낸 금액은 월 2000원이기 때문이다. 소송비용과 시간을 고려한다면 선뜻 진행하기도 어렵다.
가능한 규제라면 보험업법상 무허가 보험업자에 대한 처벌 규정 적용이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허가를 받지 않고 보험업을 경영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소비자 피해 구제와는 거리가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홀인원 보험이라는 명칭의 상품과 관련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을 인지해 사실관계 등을 파악하고 관련 부서 등과 금융사 규제 대상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해당 업체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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