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를 최종 승인했으며, 외곽 후원조직으로부터 뇌물을 받는 과정에도 직접 관여했다고 봤다. 송 전 대표에 대한 기소로 돈봉투 사건의 공여자 수사를 마친 검찰은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후원금 불법수수 개입"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4일 송 전 대표를 정당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송 전 대표가 받는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공익법인인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사적 정치 외곽조직으로 변질시켜 기업인들로부터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하는 창구로 활용했고, 2021년 당대표 경선 당시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금품을 받고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을 불법수수하는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총 7억6300만원을 수수했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송 전 대표가 기업인의 사업상 현안을 선거 공약으로 추진하거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7억6300만원의 용처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고 대부분 먹사연의 운영비, 인건비, 활동비 전체가 송영길 캠프 운영에 활용됐다고 봤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을 사적 조직으로 변질시키는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검찰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먹사연의 역할을) 외곽조직으로 강화하기 위해 인적구성을 변화시키는 등 관여했다"며 "기본적인 보고 과정에서 구체적인 역할과 관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품살포 사건 최대 수혜자"
2021년 4월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6650만원의 금품이 살포된 것과 관련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자 최대 수혜자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박용수 전 보좌관 등과 공모해 2021년 4월 27~28일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 모임'의 좌장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게 돈봉투 20개(총 6000만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인적 관련자들과 물적 증거, 휴대폰 메모나 문자메시지, 일정표 등을 근거로 금품을 수수하고 전달한 과정에서 박용수를 통한 송 전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검찰은 향후 돈봉투 20개를 수수한 현역의원을 규명하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검찰이 강제수사를 진행한 현역의원은 이성만·허종식·임종성 의원 등 총 3명이다.
앞서 국회에서 확보한 의원들의 동선 자료 등을 검토해 수수 의원 특정작업이 상당수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현역의원에 대한 줄소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돈봉투 사건 수사가 올해 4월 총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일체 고려없이 사안의 진상 규명을 위해 수사해 나가겠다"며 "정치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신속한 수사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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