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매년 적자를 기록해 혈세 낭비 논란을 일으켰던 용인경전철 사업과 관련한 주민소송에서 법원이 용인시장 등 사업 책임자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성수제·양진수·하태한 부장판사)는 14일 ‘용인경전철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이 낸 1조원대 손해배상 청구 주민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현 용인시장이 이정문 전직 용인시장·한국교통연구원·담당 연구원에게 총 214억여원을 용인시에 지급하도록 청구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전 시장은 교통연구원의 과도한 수요예측에 대한 최소한의 타당성 검증을 하지 않고, 이를 그대로 실시협약의 기초로 삼아 사업시행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 포함되도록 했고 시장으로서의 선관주의의무를 현저히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며 "거액의 재정 지출을 수반함에도, 용인시의회의 사전 의결 절차 등 법령상 필요한 절차조차 준수하지 않아 중대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한국교통연구원 및 그 연구원들이 용인경전철 건설의 타당성 분석에 있어 과도한 수요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잘못이 있고, 이로써 용인시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시장의 후임인 서정석·김학규 전 시장들은 용인경전철 손해 사건과 관련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결정했다.
이번 주민소송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주민소송의 인용에 소극적이던 종전의 판결례와는 달리 손해배상책임을 정면으로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민소송이란 잘못된 예산 집행으로 인한 손해 등 지방자치단체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해 주민들이 그 시정을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법원은 '손해를 배상하라'가 아닌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지자체에 명하게 된다.
앞서 용인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등은 잘못된 수요예측과 최소수익보장 약정으로 인해 용인시에게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혀 문제가 됐다.
또한, 용인시는 김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1년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운영사인 캐나다 봄바디어사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법정 다툼을 벌이다가 국제중재재판에서 패소해 배상금 7786억원(이자포함 8500억여원)을 물어줬다. 이에 주민소송단은 2013년 10월 김 전 시장 등 책임자들을 상대로 1조3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주민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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