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가 과연 뜰까 궁금한가? 필자는 이 의문을 이렇게 바꾸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메타버스는 언제 뜰까?'
2021년에는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렸다. 민간 및 정부기관 등이 앞다투어 진행했다가 이듬해인 2022년에는 다소 주춤했다. 예상보다 제약이 많고 메타버스 내의 캐릭터가 아이들 장난 같다는 평이 있었다. 갑자기 식은 듯한 메타버스 역할론. 여러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마치 온라인 게임처럼 보편화되리라는 예상은 빗나간 걸까?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5년경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관련 기기와 서비스가 대박을 터트릴 수 밖에 없다는 기대감이 컸다. 애플이 iOS를 통해 아이폰 앱 개발을 누구나 할 수 있게 오픈했을 때 개발자들은 환호했다. VR/AR도 애플의 고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등을 필두로 누구나 가상현실 세계를 즐길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현재 아이폰처럼 VR 기기나 서비스는 그리 보편화되지 않고 있다.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두 가지다. 누구나 사용하는 서비스로 조만간 활용된다는 관점과 가상은 가상일 뿐 지금 수준에서 크게 바뀌지 않으리라는 관점이다. 필자는 메타버스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해서 메타버스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게 생각하며 도전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본 기고를 통해 메타버스에 대한 내 생각을 전하고 싶다. 즐겁게 꿈꾸는 세상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보려 한다.
메타버스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장황한 정의가 있지만, 필자는 메타버스를 단어 그대로 간단하게, '현실을 초월한 세상(Meta + Universe)'이라 말하고 싶다. 어떤 이는 3D VR 기기를 활용한 3차원 가상공간을 메타버스라고 말하지만, 그건 너무 협소한 의견이라 생각한다.
가상공간과 아바타의 개념이 있다면, 그것이 메타버스라고 설명하는 이도 있다.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하는 필자는 이것도 메타버스의 일부분 정도로 보고 있다. 그동안 잘 몰랐지만, 우리는 꽤 오래전부터 이미 메타버스와 같이 하고 있었다. 물론 흔히 말하는 우스갯소리처럼 모든 기술이 메타버스고, 심지어 감자도 메타버스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최근 들어 메타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기존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사람들 대부분은 그저 호기심으로 메타버스에 접근하지만, 메타버스가 이리 유행하는 이유는 메타버스가 현재의 초기 기술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3' 전시회에서 '레이즈드인스페이스(Raised In Space)'의 공동 설립자인 샤라 샌드오프(Shara Senderoff)는 "메타버스가 과대평가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이는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메타버스는 5년 뒤 우리의 미래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영화감독인 브렛 레너드(Brett Leonard)도 "인류 역사상 중요한 순간이다. 메타버스는 사람들의 삶을 바꿔 놓은 대중교통보다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필자도 메타버스가 곧 제 2의 인터넷 혁명을 가져올 것이고, 인터넷의 미래가 되리라 믿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출처=AmericaJR
메타버스를 좀더 깊이 이해하려면, 동반되는 기술 트렌드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메타버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용어가 바로 '웹3.0(Web 3.0)'이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웹은 웹2.0이다. 웹1.0은 인터넷 초기의 방식으로, 정적이고 단순했으며, 사용자 참여가 거의 불가능했다. 웹2.0에서는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자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지원했다.
웹3.0에서는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하고 강제하는 사항에서 벗어나는 '탈중앙화'가 핵심이다. 이는 사용자의 참여와 권리를 강화되는 방향이다. 또한 웹3.0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과도 밀접한 관련이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차후 연재에서 좀더 깊이 설명하겠다.
최근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에 미래학자 버나드 마루가 기고한 '모두가 대비해야 하는 2023년 10대 기술 트렌드'에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 트렌드가 3가지나 포함됐다. 지난 해까지 메타버스는 가장 핫한 키워드였고, 대표 사례로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등 MZ 세대를 중심으로 놀이와 공연 등에 시선이 집중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2023년에는 업무 공간과 관련된 메타버스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리라 예측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즐거움 추구'에서 '명확한 목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올해 시점이 메타버스가 무르익어가는 필연적인 단계라 생각한다.
지난 2020년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될 무렵, 필자는 새로운 기회를 예견하고, 기업, 기관, 단체 등 조직 구성원 간의 비대면 소통과 협업을 돕는 메타버스 오피스 플랫폼인 '조이콜랩(Joycollab)'을 개발했다. 지난해 5월부터 정식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피치솔루션
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15년 간 IT업계에 종사했다. 2001년부터 수년간 국내 선두의 PDA/스마트폰 개발사에서도 일했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는 초기 스마트폰이나 PDA가 기업시장에 주로 공급되고 있었다. 2009년 아이폰 붐이 일었고, 이때부터 기업(B2B) 시장에서 개인(B2C)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 확대됐다. 이는 삼성 갤럭시 중심의 안드로이드폰 출시의 계기가 됐다.
지금 일상에서 남녀노소 자유롭게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불과 얼마 전까지 특수 직종의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던 비즈니스 기기였다. 지금 메타버스가 거품이라는 말이 많지만, 되돌아보면 PC나 인터넷 기술 역시 확산 초기에는 이와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물론 메타버스도 거품 현상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결국 실체보다 부풀어진 거품이 걷히고 나면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된다.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이 이런 거품이 완전히 걷히기를 마냥 기다린다면 그 기회를 영영 못 잡을 수 있다. 공급자 관점에서만 생각할 것도 없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메타버스는 기회다. 이전과 달리 곧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은 소수의 공급자가 아닌, 다수의 소비자가 진정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그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은가? 이제부터 조금씩 준비하자. 메타버스를 일상과 비즈니스 영역에서 활용해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위치에 도달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출처=포브스
다음 글에서 좀더 재미있고 속 깊은 메타버스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글 / 피치솔루션 안정수 대표이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시작하여 IT업계에서 약 15년간 근무했다. 2009년 8월 이래로 몇번의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의 B2B서비스 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가상공간과 아바타 기반의 실감 협업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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