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김수현 기자] 성인 10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정신장애의 유병률 및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하고 26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정신건강실태조사는 정신건강복지법 제10조에 근거해 2001년 이후 5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 조사로 전국 만 18세 이상 만 79세 이하 성인 5511명(가구당 1인)을 대상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주관하에 서울대학교(함봉진 교수)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약 3개월간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8.9%, 여자 8.0%, 전체 8.5%였으며, 니코틴 사용 장애를 제외한 1년 유병률은 남자 5.2%, 여자 7.6%, 전체 6.4%로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1.5배 높았다.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남자 32.7%, 여자 22.9%, 전체 27.8%로,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2021년 9.1%로 2016년에 비해 3.5% 감소했으며 이전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다.
정신장애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주 이상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 흥미상실, 식욕.수면 변화, 피로, 자살 생각 등으로 일상생활이나 직업상 곤란을 겪는 경우인 '우울장애'의 경우 1년 유병률은 남자 1.1%, 여자 2.4%, 전체 1.7%로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2.2배 높았다.
만 18세 이상 만 64세 이하를 대상으로 1년 유병률을 비교하면 2016년 1.8%에서 2021년 1.6%로 2016년에 비해 0.2%p 감소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우울 증상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많으나, 우울장애가 증가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장애를 포함하는 '불안장애'의 1년 유병률은 남자 1.6%, 여자 4.7%, 전체 3.1%로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2.9배 높았다.
불안장애의 1년 유병률은 2016년에 비해 2021년에 감소하였으며, 이는 특정공포증의 감소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공포의 대상이나 자연환경 등 특정 상황에 대한 노출 자체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과다한 알코올 사용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나, 지속적으로 알코올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인 '알코올 사용장애'의 경우, 알코올 의존(내성과 금단증상)과 남용(내성과 금단증상 없으나 일상생활에 부적응 발생)이 포함된 알코올 사용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3.4%, 여자 1.8%, 전체 2.6%로 남자의 경우 여자보다 1.9배 높았다.
2016년과 2021년의 1년 유병률을 비교했을 시 감소하는 추세이나, 알코올 남용(2016년 2.3%→2021년 1.3%)에 비해 알코올 의존(2016년 1.8%→2021년 1.7%)의 경우 감소 추세는 뚜렷하지 않았다.
과다하게 오랫동안 니코틴을 사용해 사용을 중단하거나 줄였을 때 인지적, 신체적, 행동적인 부적응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인 '니코틴 사용장애'의 경우, 니코틴 의존과 금단증상을 포함하는 니코틴 사용장애 1년 유병률은 남자 4.9%, 여자 0.5%, 전체 2.7%로 남자의 경우 여자보다 9.8배 높았다.
만 18세 이상 만 64세 이하 대상 니코틴 사용장애 1년 유병률은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이나 2016년에 비해 2021년 다소 증가했다.(2001년 6.7%, 2006년 6.0%, 2011년 4.1%, 2016년 2.9%, 2021년 3.1%)
아울러 성인의 10.7%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며 2.5%는 자살을 계획하고, 1.7%는 자살을 시도했다. 지난 1년 간 성인의 1.3%가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0.5%가 자살을 계획하며, 0.1%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생각자의 56.8%, 자살계획자의 83.3%, 자살시도자의 71.3%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경험했다.
정신장애가 있는 것으로 진단된 사람 중에서 평생동안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비율은 12.1%였으며, 지난 1년 동안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비율은 7.2%였다. 질환별로 서비스 이용률을 살펴보면, 알코올 사용장애 2.6%, 니코틴 사용장애 1.1%, 우울장애 28.2%, 불안장애 9.1%였다.
만 18세 이상 만 64세 이하 대상자에서 정신장애를 진단받은 사람 중 연도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2016년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2021년 감소했다.(2016년 16.5%→2021년 11.5%)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정신건강 관련 시설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거나 폐쇄되어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진 결과로 추정된다.
한국의 지난 1년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7.2%로 미국 43.1%(2015년),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이번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국민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강화, 정신장애의 조기발견과 조기 치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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