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일상적인 마찰에도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수포가 생기는 중증 희귀·난치 유전성 피부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교수와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 연구팀은 열성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RDEB) 환자에게 '자연적으로 회복된' 피부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를 통해 증상을 크게 개선했다고 24일 밝혔다.
RDEB는 유전자 결함으로 제7형 콜라젠 형성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일상적인 마찰에도 쉽게 피부와 점막이 손상되고, 수포가 생기는 질환이다. 만성적인 상처와 수포로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2차 감염과 피부암으로 악화할 우려도 높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RDEB 환자 중 일부는 특정 부위에서 유전적 돌연변이를 가진 피부세포 일부가 정상적인 유전형으로 되돌아가는 '리버턴트 모자이시즘'(revertant mosaicism) 현상을 겪는다.
애초 유전적 결함을 가진 환자의 일부 피부세포가 정상세포처럼 돌연변이 하면서 자체 교정됐다는 얘기다.
이런 자연복원 현상이 발생한 부위는 애초 환자에게 결함이 있었던 피부 내 단백질이 회복돼 피부를 문질러도 상처나 수포가 발생하지 않는 정상적인 외관을 갖추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돌연변이 자연복원' 피부세포를 이식하면 환자의 증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30세 여성 중증 RDEB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팔에서 수포가 발생하지 않는 손바닥 크기의 정상 피부를 발견한 뒤 조직을 채취해 심각한 만성 피부궤양을 앓고 있는 등 부위에 이식했다.
그 결과 치료 시행 2∼6주 사이 이식된 조직은 빠르게 재생됐고 주변 피부까지 재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롭게 피부세포가 재생된 부위는 애초 이식한 부위의 최대 360%에 달했다.
이식 부위는 15개월 동안 수포나 상처 등 재발 없이 유지됐고, 환자는 통증 감소와 삶의 질 개선을 경험했다.
이 교수는 "RDEB 환자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성과"라며 "돌연변이 자연복원이 일어난 세포는 자가 치료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피부의학(JAMA Dermatology) 9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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