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장난 조선소에서 2022년 15척의 함정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국내외 SNS에 퍼져 화제가 됐다./중국 SNS
올해 초 중국 상하이 장난(江南)조선소에서 중국판 최신형 이지스함인 052D형 구축함 등 무려 15척의 함정이 도크에서 건조중이거나 부두에서 의장 공사 중인 사진이 국내외 SNS 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장난조선소뿐 아니라 대련조선소에서도 아시아 최대 구축함인 055형 등 8척의 구축함이 동시에 건조중이거나 의장공사중인 모습이 국내외 SNS에 널리 퍼지기도 했다.
◇ 지난해에만 강습상륙함 등 각종 함정 29척 배치한 중국
중국이 2000년대 들어 붕어빵을 찍어내듯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함정을 건조해 이제 주요 전투함 함정 규모면에서 미국을 60척 이상 능가하게 된 것은 네티즌들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화제와 논란이 돼왔다. 미 해군정보국(ONI)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5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PLAN)은 255척의 전투함을 보유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360척으로 늘어 미 해군보다 60척이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2005년만 해도 미국은 중국보다 76척의 전투함을 더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중국 함정(294척)은 미국 함정(289척)을 앞질렀고 그뒤 미·중 해군간 전투함 격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 5척에서 2020년에는 37척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60척으로 그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지난 1월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중국이 지난해에만 총 29척의 함정을 취역(실전배치)시켜 웬만한 국가 전체 함대에 버금갈 정도의 해군력을 건설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믹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094형 탄도미사일 전략 핵추진 잠수함(SSBN) 1척, 4만t급으로 중형 항모에 버금가는 075형 대형강습상륙함(LHD) 2척, 아시아 최대인 055형 구축함 3척, 중국판 이지스함 052D형 구축함 7척, 056A형 초계함 6척, 082II형 소해함 6척 등이 각각 취역했다.
◇ “서방세계의 中 조선소 민간선박 대량 발주가 中 함정 건조에 도움”
이중 075형 강습상륙함은 최대 28대의 헬기와 1000명 이상의 상륙군(해병대), 전차 및 장갑차 등을 수송할 수 있다. 055형 구축함은 길이 180m, 폭 20m, 만재 배수량 1만3000t급으로 112개의 수직발사기에 각종 대함·대공미사일은 물론 ‘미 항모 킬러’로 불리는 극초음속 대함 탄도미사일까지 장착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중국 해군 함정이 2025년엔 400척, 2030년엔 425척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 해군 함정은 지난 2020년 297척 이후 355척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이 같은 중국의 함정 건조 속도는 2차 대전 이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어서 그 ‘비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은 낮은 건조비와 짧은 건조기간 등 중국의 조선능력과 대만 등 서방세계의 민간선박 건조 발주가 그 ‘비결’ 중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
중국 대련 조선소에서 '중국판' 이지스함들이 동시에 대량 건조되고 있는 모습. 아시아 최대 구축함인 055형 3척과 중국판 이지스함 052D형 2척이 도크에서 건조중이고 또다른 052D형 3척은 부두에서 의장 공사중이다. /중국 SNS
미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지난 4월 세계 주요 국가 해운사들이 대형 컨터이너선, 석유 및 가스운반선 건조를 중국 국영선박조선소(CSSC)에 낮은 건조비와 짧은 선박 건조 기간 등을 이유로 맡겨 이들 선박 발주에 따른 각종 설계, 공정 및 기술적 혜택이 CSSC에서 건조하는 중국 해군 함정 건조에 도움을 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련조선소도 중국 국영선박조선소 소속으로 외국 발주 민간 선박과 함께 중국 해군 함정들을 건조하고 있다.
◇ 중 국영조선소에 대형선박 가장 많이 발주한 나라는 대만
현재 세계 주요 해운사와 다국적 에너지 회사들은 대형 선박을 자국이 아닌 해외에 주문하고 있는데 2020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통계에 따르면 이들의 해외 발주비율은 중국 40.3%, 한국 31.5%, 일본 22.2%, 기타 6.1%였다. CSIS 보고서는 지난 30여 년 동안 글로벌화 추세에 편승한 중국 CSSC가 저가의 대형선박 생산공장 역할을 하면서 그에 따른 각종 혜택이 중국 해군력 현대화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하면서 이는 2015년부터 중국 해군력이 양적으로 미 해군력을 넘어서는 위협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국영 CSSC에 대형 선박을 가장 많이 발주한 나라가 대만이라며, 이는 중국 해군이 대만을 위협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매우 모순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5월 중국 항모 랴오닝함이 각종 구축함과 호위함, 군수지원함 등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예비역 해군대령)인 윤석준 박사는 “중국의 함정 고속 대량건조의 배경에 네가지 요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우선 중국군 지휘부의 시진핑에 대한 충성 경쟁 등 3군간 경쟁을 꼽았다.
◇ “중국군의 과잉충성, 과도한 소요 등도 초고속 함정 건조에 영향”
두번째로는 각 함대사령부가 대만, 남중국해 ,일본, 호주 등을 핑계로 과도한 소요를 제기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번째는 엔진과 무장의 낮은 신뢰도에 따른 부품 돌려막기 등을 위해 추가로 함정을 건조할 가능성이다. 네번째로는 항모 건조에 따라 052D형 구축함 등 호위함정을 단계적 개량 계획 없이 과도하게 건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중국 해군의 유례 없는 초고속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선 아직 미국에 상당히 뒤떨어져 있으며 앞으로 개선할 여지가 많다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모에 버금가는 크기의 두번째 국산항모 ‘푸젠함’을 진수했지만 함재기 배치, 사출기 성능 등 본격적인 운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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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용원의 군사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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