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의원 의료용 마약류 과다 처방 줄 수사 -최근 청소년층까지 파고든 마약실태 갈수록 심각 -의료용 마약류는 규제 사각지대, 특단 대책 필요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전문성 높은 식약처 직원에게 특사경 권한 부여 추진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다이어트 병원으로 알려진 서울 구로구의 한 의원 원장이 환자들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 처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1월과 6월 해당 의원에 대해 마약류 오남용이 우려된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그런데 수사를 받고 있는 병원은 이 곳만이 아니다. 이른바 '다이어트 약' 성지로 유명한 의원들이 줄줄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돼 마약류 오·남용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경찰은 수도권과 대구, 충남 등 지난해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가장 많이 처방한 곳들에 대해 전국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전문성이 높고, 관리·감독 시스템 강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식약처 직원들에게 이를 단속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해 마약류 오·남용을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 규제 사각지대..병의원 줄단속
9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층까지 파고든 마약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용 마약류'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용 마약류는 마약류 관리 주무부처인 식약처 사법경찰관리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다양한 행정조치에도 불구하고 형사 처벌 등 강력한 제재 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의 셀프처방, 의료용 마약류에 관련된 사건·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식약처 직원들에게 사법경찰권한을 부여하는 등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시급하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는 모르핀이나 펜타닐 같은 마약이나, 수면유도제나 식욕억제제 같은 향정신성의약품들을 통칭한다. 중독과 부작용 우려가 있어 의료진의 엄격한 통제 하에 써야 한다.
'다이어트약'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마약류 성분은 '펜디메트라진'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약품은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다. 체질량지수(MBI)가 정상 수치를 벗어난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장기 복용 시 폐동맥, 고혈압 위험이 커지고 중독성을 띠는 등 여러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다이어트약을 처방 받아 한동안 복용했다는 20대 여성 A씨는 "약을 끊으면 다시 식욕이 돌아와 약에 의존하게 된다"며 "약을 끊으면 구토가 올라오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이 심해 고생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펜디메트라진을 포함해 어떤 부작용을 야기할지 모르는 의료용 마약류가 별다른 규제 없이 오남용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해당 성분과 관련 없는 진료 과목의 의사가 '셀프 처방'하기도 한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영등포의 한 치과 원장이 '체중 감량 목적'으로 스스로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셀프 처방해 경찰에 입건됐다.
식약처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로 과다 처방 의원, 셀프 처방, 오·남용 등을 모니터링하고 적발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 7월까지 마약류 오·남용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병·의원은 모두 57건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 식약처가 수사권 없이 경찰과 협력해야만 적발·처벌에 이르기 때문에 수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동혁 與의원, 식약처 직원에 사법경찰권한 부여 추진
이에 정치권에서 식약처에 마약류 범죄 수사를 위한 특수사법경찰 권한을 주는 법안을 발의해 향후 처리여부가 주목된다.
법안은 식약처 공무원에게 대마재배자를 제외한 마약류취급자 범죄에 대한 사법경찰관리 직무수행권을 부여해 마약류 범죄 관리·감독과 불법 수사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사법경찰 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장 의원은 "의약품 관리의 전문성을 갖추고 자료 접근성이 용이한 식약처 공무원에게 마약류취급자(대마 재배자 제외) 범죄에 대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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