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사업 폐지로 한순간 중증 장애인 400명 해고됐다 주장 "오세훈 대화 나서지 않으면 지하철 타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일 서울 지하철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쟁취를 위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으나 저지됐다.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22일 재차 지하철에 오르겠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2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500일차 출근길 지하철선전전'을 진행하며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복원을 촉구했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통행로가 확보됐으나 기자회견을 마치고 탑승을 시도하면서 일시적으로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이 지하철 문에 가까이 다가선 이들을 막으면서 시민들을 위한 통행로가 비좁아지거나 막혔다. 퇴거를 요구하는 보안관센터장에 전장연 활동가들이 맞서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이 "저희도 지하철 타게 해주십쇼", "보안관센터장은 "열차 탑승은 절대 안 된다", "(퇴거하라고)충분히 고지했고 명백한 불법시위다" 등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일부 활동가들은 역사밖으로 강제 퇴거됐으며, 전장연은 열차에 타지 못한 채 역사밖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혜화역 2번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서울시에서) 지난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폐지하고 400명을 해고했다"며 "오 서울시장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오는 22일 오전 8시에 저희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일매일 저희는 아침마다 지하철 선전전을 통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리 중심 최중증장애인 400명 해고를 막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퇴근길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장애인 권익옹호, 장애인 인식개선, 문화예술 등 세 가지 직무와 관련한 중증장애인들의 활동을 노동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부터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대신해 '장애유형별 맞춤형 특화일자리 사업'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고용시장의 변화까지 고려해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의 문제를 보완하고 장애인의 실질적인 자립과 사회통합에 부응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권달주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2024년 예산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특별운송수단 예산 271억원 증액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권 대표는 "언제까지 장애인이 길거리에서 지하승강장에서 시민들에게 호소해야 하나"라며 "UN이 요구한 존엄한 권리마저도 윤정부는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은 앞서 지난해 12월 1일 '장애인특별교통수단 예산 271억원이 증액되면 출근길 지하철 탑승을 멈추겠다'고 발표한 뒤 침묵 선전전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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