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가 추진했던 '한국형 제시카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 후 국가 지정 시설에서 거주하도록 제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추후 국회 심의를 거쳐 입법 여부 등이 확정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과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2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제·개정안은 아동 대상.상습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 법원이 거주지 지정 명령을 내려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거주지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조두순, 김근식, 박병화 등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출소할 때마다 이들의 주거지를 둘러싸고 사회적 불안감이 확산했다.
미국의 경우 ‘제시카법’을 통해 39개 주에서 아동성범죄자의 학교 등 시설 인근 거주를 제한하고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를 특정 장소로 지정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을 우리나라에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법무부는 유치원·학교 등 일정 시설로부터 거리 기준을 두고 거주제한을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 경우 거주지역 부족으로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해 재범 위험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제기됐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주제한을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한정했다는 것이 법무부 측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해당 법안을 입법 예고한 뒤 외부 의견을 반영해 법안명을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법'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지정법'으로 수정했다. 또 고위험 성범죄자가 거주지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을 추가하는 등 보완을 거쳤다.
다만 이 같은 법안이 이미 형기를 마치고 나온 사람에 대한 '이중 처벌'이라는 지적도 있어, 국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국형 제시카법'과 함께 국무회의를 통과한 성충동약물치료법 개정안은 고위험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성충동 약물치료를 활성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성충동 약물치료는 약물을 통해 성범죄자의 과도한 성충동을 조절해 재범을 막고 일상 복귀를 돕는 제도다. 높은 재범 억제 효과가 입증됐지만 그동안 제도가 활용된 경우는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개정안에는 현재 기소 단계에서 검사의 재량으로 되어있는 성충동 약물치료 진단·청구를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약물치료를 선고받지 않고 수형 중인 성범죄자에게 약물치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약물치료 여부는 거주지 제한 명령 결정 시 참작 사유로 반영하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고위험 성범죄자의 주거 부정과 비정상적 성충동에 의한 성범죄로부터 국민들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법안을 신속하게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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