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사회복무요원 행동과 피해자 사망 인과관계없고 사망 예측도 할 수 없었다고 봄이 타당"
[파이낸셜뉴스] 중증 장애인에게 강제로 음식물을 먹이다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회복지사와 사회복무요원의 학대치사죄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의 행동이 피해자 사망과 인과관계가 없고 사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공동정범으로 본 것 역시 법리를 오해했다는 취지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학대치사, 학대치사방조,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회복지사 A씨와 사회복무요원 B씨에 대해 양형이 부당하다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은 2021년 8월 한 장애인복지센터에서 1급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는 피해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잡은 뒤 강제로 김밥과 떡볶이 등 음식을 먹인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한차례 폭행해 기도폐색 질식으로 숨지게 한 또 다른 사회복지사(징역 4년형 확정)와 공모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피해자에게 음식을 먹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지, 체포나 정서적 학대라고 볼 수 없으며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시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으며, 숨질 것이라고 예견할 수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1심은 A씨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예측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애인복지법 위반 책임은 물어 벌금 300만원과 장애인관련기관 3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반면 B씨에겐 피해자가 사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기관 취업제한 5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에 대한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책임 회피, 다른 공범들과 말 맞추기,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양형이 가볍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벌금을 500만원으로 늘렸다.
B씨에 대해선 학대치사 공동정범 혐의의 경우 “공동 가공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한 범죄 행위를 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자기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며 “B씨가 상급자의 지시를 받은 점, 제일 먼저 심폐소생술을 한 점 등으로 미뤄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방조 혐의만 인정, 징역 1년의 선고유예로 형을 낮췄다.
검찰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은 유죄 부분을 제외한 공소사실(학대의 고의성이 없고 사망 예견 가능성 불인정)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면서 “학대치사죄에서 법리 오해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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