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마약 범죄로 검거된 10대 청소년들이 3배 가까이 급증해 역대 최대가 예상된다. 상당수가 향정신성의약품을 거래한 사례로 파악됐다. 청소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집중력 향상', '다이어트 효과' 등의 말에 넘어가 향정신성의약품을 구입했고 결국에 마약사범이 된 것이다.
공부·다이어트 때문에 마약을
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누적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수는 1174명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 2022년 연간 481명의 2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월평균 117.4명의 마약류 사범이 검거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연간 수치가 전년도의 3배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청소년층에서 마약이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이 있었다. 지난해 1~10월 검거된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 가운데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범은 1099명으로 전체 93.6%를 차지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거래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 성분이 포함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나, 다이어트약 등이 대표적이다. 당연히 의사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집중력 향상 약', '살 빼는 데 효과적인 약'으로 포장돼 처방전 없이 SNS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폭력·불법 대출 등 2차 범죄로
청소년들 사이에 마약류 범죄가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이른바 '2차 범죄'다.
서울경찰은 "청소년의 마약·도박 범죄는 대부분 SNS 등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진다"며 "범죄자금(도박 판돈, 마약류 구입 등) 마련을 위해 학교폭력(폭행·갈취 등)·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전달책 가담 등 2차 범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지난 8일부로 서울경찰청은 서울시교육청과 협력해 학교폭력 등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해 운영하는 '동계방학 스쿨벨'을 발령했다. 스쿨벨은 서울 시내 1407개 초·중·고등학교와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유형의 청소년 범죄를 알리는 카드뉴스를 일괄 전파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스쿨벨은 △식욕억제제(향정신성의약품) 등을 거래하는 행위와 같은 청소년 마약 △핸드폰 게임처럼 청소년 사이에 퍼져나가는 청소년 불법도박 △청소년 대상 SNS로 접근해 소액 고금리 불법 대출 및 불법 추심이 주요 내용이다. 스쿨벨은 이번 발령을 포함해 총 8회 전파됐다. 그중 네 번은 긴급스쿨벨로, 지난해 4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과 관련해 두 차례, 8월과 10월 온라인 살인 예고 글 작성과 온라인 도박에 관해 각각 한 차례씩 발령된 바 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청소년의 SNS 활동이 늘어나는 동계방학 기간 최근 문제가 되는 청소년 마약, 도박 및 불법 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청소년 대상 악질적 범죄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 등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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