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시행 스토킹가해자 유죄선고 없이도 '전자발찌' 채워 가해자 접근하면 경찰이 즉시 현장출동
그래픽=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죄가 확정되기 전 수사 초기 단계에서 스토킹 범죄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채울 수 있게 됐다. 개정법 시행과 함께 대검찰청이 일선 검찰청에 적극적인 전자발찌 부착 청구를 독려하면서, 피해자 보호 효과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7월 개정됨에 따라 6개월 유예를 거쳐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앞으로는 법원 선고 없이 잠정조치만으로도 스토킹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게 됐다. 검사는 스토킹 재발 우려가 있다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 신청에 따라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게 됐다. 법원이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수사단계부터 최장 9개월까지 잠정조치로 스토킹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울 수 있다.
개정안 시행 전에는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변보호조치 결정에 따라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보급해왔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접근금지명령 등을 내리는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하는 비율은 11.0%(6030건 중 위반 662건)이었다. 경찰이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내려도 스토킹 가해자의 범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 바 있다. 스토킹 피해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 A씨는 가해자 김병찬(36)이 흉기를 들고 자신을 찾아오자 보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두 차례 긴급호출을 보냈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변을 당해 사망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경우 지난 2022년 9월 스토킹 가해자였던 전주환이 피해자 화장실까지 따라가 흉기를 휘둘렀지만 경찰이 이를 막을 수 없었다.
법무부는 위치추적관제센터를 통해 전자발찌를 찬 가해자의 위치정보를 24시간 수집하고 피해자 접근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경찰은 전자발찌 찬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일정거리 이내로 접근하면 피해자에게 알림문자를 전송하고 즉시 현장 출동한다.
대검 형사부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속한 피해자 보호·지원이라는 입법 취지가 달성되도록 전국 일선 검찰청에 스토킹 행위의 재발 위험성이 높은 경우 위치추적 잠정조치를 적극적으로 청구하라고 지시했다"며 "경찰·보호관찰소와 긴밀히 협력해 스토킹 범죄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함으로써 피해자들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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