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찰관이 사비로 써왔던 '보디캠(신체에 부착해 현장을 촬영하는 이동형 카메라)'이 공식 경찰장비로 분류돼 정부 예산으로 보급된다. 흉악범죄와 악성민원에 대응하는 경찰관들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보디캠 운영과 기록물 관리 기준은 명문화해 개인정보 보호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국회와 경찰청에 따르면 보디캠의 합법적 도입 근거와 구체적 사용 기준을 담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공포 6개월 후인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이다.
개정안은 보디캠 사용 요건을 신설했다.
경찰관이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나 범죄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범죄행위를 긴급하게 예방·제지하는 경우 등에 한해 최소 범위에서 쓸 수 있게 했다.
개정안은 보디캠 사용 고지 의무와 기록정보 관리체계 운영 기준도 명시했다. 경찰관은 보디캠으로 사람 또는 그 사람과 관련된 사물의 영상을 촬영할 때 불빛, 소리, 안내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촬영 사실을 표시하고 알려야 한다. 촬영한 영상음성기록은 지체 없이 데이터베이스에 전송·저장해야 하고 임의로 편집·복사·삭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5∼2021년 '웨어러블 폴리스캠 시스템 운영 규칙'(경찰청 훈령)에 근거해 보디캠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후 업무상 보디캠이 필요한 지역경찰과 교통외근경찰이 사비를 들여 장비를 구매해 자율적으로 썼으나 작년 9월 이후 제약이 생겼다.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보디캠을 포함한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운영 제한 규정이 신설돼 경찰관 개인 차원에서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개정법에 맞춰 기존 보디캠을 지역 경찰관서별로 등록해 사용하도록 내부 지침을 마련했는데, 등록된 보디캠은 2332대로 실제 경찰관이 소유한 6380대의 약 37%에 그쳤다.
경찰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보급 대수와 도입 일정을 예산당국과 협의해나갈 계획"이라며 "개인정보 보호 규정과 장비 활용의 실효성 간 균형을 맞추도록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도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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