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방자치단체들의 가칭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민청 설립안을 담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전히 발의되지 않고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기 전에 국회를 통과해야 이민청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이민청 신설 관련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경기도 조사 결과 이민청 신설로 1500명분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들은 각자의 특성을 내세우며 이민청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김포·고양·인천·안산시 등이 이민청 설치를 희망했고, 전남과 경북, 충북, 부산 등 유치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유치에 적극적인 지자체들과는 달리 이민청 설치를 위한 입법은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 시절 법무부는 의원 입법 방식으로 이민청 설립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국회에서 '이민청 설립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 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민청 설립안은 완성이 된 상태지만 총선 등 정치적인 상황으로 10명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개정안에는 차장급의 이민청장과 차장 아래 기획조정관·이민정책국·출입국안전국·사증체류국·국적통합국 등 1관·4국으로 구성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기존 법무부장관의 담당인 출국금지 업무를 이민청장에게 이관해 거주이전 자유 및 신체 자유를 제한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등 재량권을 넓히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국내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기 전에 이민청을 설립해야 제대로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 정책 관련 한 전문가는 "이민청을 추진했던 많은 정부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부서간 밥그릇 싸움도 있지만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정책 동력이 살아있을 때 추진해야만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무부장관 시절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핵심 정책이었던 이민청 설립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민정책 관련해 한 대학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한 전 장관이 취임 때부터 추진한 이민청을 야당 측이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권과 여론의 합의 없이 이민청이 설립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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