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가정보원 관계자가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를 두고 “종북 사이트”라고 지칭한 것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종북’이라는 표현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는 광의의 정치적 평가 내지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가 많다는 취지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오유 운영자 이모씨가 국정원 관계자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씨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2013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유가 종북 사이트’냐고 묻자, “종북 사이트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게 아니지만 (이 사건 사이트가) 종북세력이나 북한과 연계된 인물들이 활동하고 있는 가능성이 많이 있는 공간으로 본다”고 말했다가 5000만원 소송을 당했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갈렸다. 1심은 원고에게 정신적·재산적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기각했지만 2심은 종북 표현은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닌 사실 적시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한번 뒤집었다. 대법원은 업무상 인터뷰였고 발언 내용으로 볼 때도 유보적·잠정적인 판단 내지 의견이라는 점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종북’이라는 표현이 매우 다양하게 사용돼 시대적·정치적 상황 혹은 관점에 따라 의미와 이에 포함되는 범위가 유동적”이라며 “이 사건 종북 관련 발언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사건 사이트에 대한 광의의 정치적 평가 내지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설령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더라도, 표현의 지칭 대상이 이 사건 사이트의 운영자인 원고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운영자에게 이용자의 정치적 성향 등을 이유로 사이트의 이용을 임의로 제한하거나 허용할 권한 등이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이상, 발언 때문에 원고에 대한 객관적 평판이나 명성이 손상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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