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판단은 결국 사법부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전공의 뿐 아니라 의대 교수, 학생, 수험생 등이 연이어 소송 제기에 나서며 강대강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교수 등은 의대 증원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내주 제기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전국 33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에 이어 지난 12일에는 전공의, 의대 학생, 교수, 수험생 등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세 번째 소송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찬종의 이병철 변호사는 "지금까지 수험생, 의대생, 교수 등 1800여명 정도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원고를 추려서 내주 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정부가 정원 문제를 두고 특정 직역과 협상하는 사례는 없다"며 "협상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식의 제안에는 더더욱 응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결국 사법부가 의대 증원 절차의 적법성 등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이번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와 정부가 모두 법원의 판단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다만 사법부의 판단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지 못한 채 지속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날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가 제기한 집행정지 소송의 첫 심문에서도 정부와 의료계의 이견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부 측은 원고인 교수들이 증원으로 침해되는 권리가 없을 뿐 아니라 증원의 주체는 각 대학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증원 발표가 행정처분의 성질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협의회 측은 증원 논의 과정에서 교수나 전공의, 의대생 등의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맞섰다. 또 당장 2025년도 의대증원이 현실화되면 교수 뿐 아니라 대학별 입시요강이 변경으로 수험생 등에도 손해를 입게 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한편 전공의, 의대생들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15일 사직서 제출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전국 19개 의대 교수는 지난 12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이날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해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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