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경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가 미수에 그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은 극도로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반중국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절반 이상 낮아질 것"이라는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전망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또한 "UBS 왕 타오 이코노미스트가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듬해 중국 GDP 성장률이 2.5%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초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고정 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겠다는 강경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UBS는 중국이 내년에 4.6%, 2026년에는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사용하더라도 미중 관계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어려워 앞으로 2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외교가 더해질 경우 중국에게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UBS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 후 중국이 일부 상품을 제3국을 통해 우회 수출할 경우 보복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제3국들도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동참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출범한다면 이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UBS 연구진은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의 절반은 수출 감소에서 비롯되며 나머지는 소비와 투자에 대한 타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이 다른 국가를 통해 우회 수출하고 생산도 제3국에서 하면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을 줄일 수 있지만, 이 경우 제3국들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국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J.D. 밴스 상원의원은 중국을 "미국 최대의 위협"으로 지목한 점도 주목된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신속히 종결함으로써 미국이 진짜 문제인 중국에 집중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밴스 후보는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위협"이라고 날을 세웠다.
15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선출된 39세의 밴스 의원은 낙태와 이민, 중동 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견과 함께해 왔다. 대중국 강경파로 알려진 그는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미국 내에서 더 많은 미국제 상품이 제조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UBS의 보고서나 밴스 부통령 후보의 중국 관련 발언들은 트럼프 정부의 대 중국 정책의 일부에 불과하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내각을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 등 '대중국 강경파'들로 채우며 대중국 정책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여 중국 측의 긴장을 더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중국에 문제가 생길 것이 확실하다"며 미국의 강경한 대중국 정책 가능성을 보도했다.
SCMP는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승리 후 중국산 제품에 3천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며, "트럼프 2기에도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 푸단대 미국학연구소의 장자둥 소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 모두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후보가 재선되면 대중국 강경정책을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CMP는 "중국을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로 보고 무역 전쟁을 불사해온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모두 유사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관계 안정화에 노력해온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설 부통령 후보로 대중국 강경 보수파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을 택한 것도 트럼프 2기의 대 중국 정책이 강경으로 흐를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2기에서는 경제뿐 아니라 군사적 측면에서도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중국이 가장 큰 대외적 도전"이라며 "미군을 세계 전반이 아닌 중국과의 결정적 순간에 대비해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지난 4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는 대신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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