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양혜나 기자 = 송영길 전 대표가 4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를 최종 승인했다고 파악하고 돈 봉투 수수자 수사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송 전 대표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4천만원은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출신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인허가 로비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송 전 대표 정치활동 지원·보좌에 사용되는 각종 비용은 먹사연 후원금을 통해 충당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자금은 규정된 방법에 따라 정해진 한도 만큼만 모금할 수 있는데, 먹사연을 통해 정치자금법의 규제를 회피했다고 검찰은 보고있다.
송 전 대표는 후원금 유치·관리 담당인 박모 이사를 기업인들과 만남에 배석시켜 후원금 모금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후원금을 낸 기업인의 사업상 현안을 선거 공약으로 추진하거나 고액 후원자의 사업상 현안 관련 청탁을 적극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최종 책임자를 구속 기소함으로써 민의를 왜곡하고 정치적인 부패를 야기하는 이른바 '정경유착' 범행을 엄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불법 선거자금 6000만원을 받는 과정에 관여하고, 국회의원에게 살포하는 용도의 돈 봉투 20개(총 6000만원)를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에게 전달하는 일에 공모한 혐의도 받고있다. 지역본부장 10명에게 650만원을 살포하는 데에 공모한 혐의도 적용됐다.
불법 선거자금을 담당한 것으로 송 전 대표의 최측근인 박용수 전 보좌관이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박 전 보좌관을 통해 캠프 자금의 관리 및 집행에 대한 보고·승인 체계를 기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 전 대표가 의원 등에게 돈 봉투를 살포해 지지를 받겠다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돈 봉투를 살포하자고 최초 제안·권유 사람은 윤 의원이지만 송 전 대표가 최종 승인한 '정점'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정당 내부에서 벌어진 은밀한 '금권선거'의 진상을 규명했고, '금권선거' 관행을 근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돈 봉투(각 300만원·20개)의 흐름을 계속 추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과 이성만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을 수수자로 특정했고, 허·이 의원을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세명의 의원 외에도 윤 의원에게서 돈 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는 이들을 특정하기 위해 국회 출입기록 등을 확보해 기존 수사 자료와 비교 분석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구속 전·후 각 1차례 조사가 진행됐는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라"고 하고 검찰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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