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진영 기자 =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소식에 투자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 노동부는 15일 4월 CPI가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첫 시장의 전망치에 부합한 결과다. 3월의 3.5%보다 0.1%포인트 둔화했다. 올 1월 3.1%를 기록했던 CPI는 2월과 3월 각각 3.2%, 3.5%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 CPI가 3개월 만에 둔화세로 돌아섰다는 거다.
CPI 둔화 소식에 미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15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 상승한 5308.1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지수가 5300포인트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스닥종합지수와 다우존스지수도 각각 1.40%, 0.88%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 소식에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로 마감한 것이다.
미국의 CPI 둔화소식은 가상자산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14일 6만1569.4달러에서 15일 6만6225.1달러로 7.5%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6000달러대를 웃돈 것은 지난 4월 23일(6만6415.0달러) 이후 22일 만이다.
미 증시에 분 훈풍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1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3% 상승한 2753.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870.37포인트로 오르며 870포인트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외 증시와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한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결과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지난 15일 53.8%를 기록했다. 이는 한달 전 예상치인 45.5%보다 8.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시장이 우려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 외국은행연합회 초청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전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말의 낮았던 수준으로 다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올해 첫 3개월간 지표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전망에 대한 확신이 이전처럼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제약적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따르면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투자 시장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5월 중 시장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우려했던 지표들을 완만하게 소화하는 구간을 지나고 있다"며 "5월 말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 지표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시장이 경계하고 있던 물가 우려가 일단은 해소됐다"며 "이에 따라 안도하는 구간이 지속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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