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모델이 국내에 출시된다는 것은 어쩌면 큰 행운일지도 모른다. 출시가 되지 않는다면 좋아하는 차를 볼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경제적 여유가 충분한 사람이라면 직접 수입을 해서 차를 들여오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렇게 국내 미출시 모델을 국내로 들여와 도로, 혹은 주차장에서 마니아들의 시선을 붙잡곤 하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의 목격담 게시판에 한 특이한 차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이 차는 크기는 소형SUV 차량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디자인부터 차량의 구조까지 평범한 부분을 찾기가 어려운, 어찌 보면 괴이한 디자인의 차였는데, 과연 이 차의 정체는 무엇일까? 정답은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이스즈의 비크로스였다.
독특한 디자인의 비크로스 어떤 차인지 빠르게 한번 살펴보자
비크로스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이스즈 자동차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이름조차 생소한 이 브랜드는 사실 일본의 첫 번째 자동차 제조 기업이자, 뛰어난 디젤 엔진 기술로 일본 내에서 정평이 나 있는 브랜드이다. 다만 본래는 트럭과 버스 같은 상용차들을 전문적으로 만들었던 브랜드이다. 이스즈 자동차의 디자인은 유럽차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배경이 비크로스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어진 것일까?
비크로스는 이스즈의 빅혼의 숏바디 버전을 토대로 개발된 모델로, 일본에서 생산되어 내수용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출용으로 나누어졌다. 공통으로 4단 자동변속기, 3.2L 엔진, 3.5L 215마력의 V6 엔진이 탑재되었다. 여담으로 이는 비크로스 자신과 더불어, 이후 코란도 훼미리의 베이스가 되는 빅혼과 동일한 엔진을 공유한 것이었다.
여기에 컴퓨터식 토크 온 디맨드 방식의 전자식 올 타임 사륜구동 시스템 역시 장착되어 있었으며, 빅혼의 분리형 베이스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험로 주파력과 도로에서의 주행 능력 역시 뛰어났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컨셉을 확실하게 수행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독특한 디자인과 양질의 성능이 더해지면서 모터트렌드, 포 휠러 등에서 올해의 차, 최고의 SUV 상을 받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컨셉카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 때문이었을까, 비크로스가 판매를 시작한 1997년부터 생산을 중단한 2001년까지, 4년 동안 이스즈는 총 5,958대라는 소량 생산을 유지했다. 이 중에서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차량은 절반도 안 되는 1,805대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북미 수출용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시대를 너무나 앞서갔던, 지나친 독특함으로 무장한 비크로스의 정해진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특이한 램프, 디자인까지 어쩌다 이런 차가 나온 걸까?
비크로스의 시작은 1993년 도쿄국제모터쇼의 컨셉카에서 비롯됐다. 즉, 애당초 디자인이 양산형으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 당시 디자이너들이 구상한 비크로스의 컨셉은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드라이빙의 재미를 줄 수 있고, 친환경적 요소까지 고려된,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SUV였다. 이 컨셉카는 당시 모터쇼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고, 이에 고무된 이스즈는 휠베이스를 제외한 컨셉카의 대부분 요소가 구현된 양산형 모델, 비크로스를 세상에 내놓게 된다.
따라서 비크로스의 디자인이 대중적인 취향을 맞추기 위함이었다고 보기도,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세기말 감성’이 가득 담긴 것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보다는 비크로스는 이스즈가 실험적으로 만들었던 컨셉카에 대한 대중의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시한 모델이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역시 한국 정서랑은 안 맞아 네티즌들 호불호 가득한 반응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독특함은 모험적 시도로 포장되고는 한다. 그 당시에는 실패했어도, 시간이 지나 그 희소성으로 인해 마니아들의 수집품이 되거나, 자동차를 공부,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참신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겨준다는 점에서, 비크로스는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멋진 차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독특한 디자인에는 치를 떠는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의 반응은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지금도 별로다’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으며, 더 구체적으로는 ‘번데기가 탈피하다 만 것 같다’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브랜드를 떠나 진짜 개성 넘치게 생겼다’라는 감탄사가 담긴 댓글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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