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아우디는 e-트론 GT를 전시했다. 국내에서도 꽤 인지도가 있는 편인데, 이름은 몰라도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본 사람이라면 '아 그 차'라며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날렵하면서 화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최근 국내에 정식 출시해 인도를 시작하고 있다. 고성능 모델인 RS e-트론 GT도 함께 출시했다.
e-트론 GT는 포르쉐 타이칸과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형제차다. 그렇기 때문에 타이칸과 많이 비교되고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e-트론 GT와 타이칸에 대해 비교해 보았다.
아우디 e-트론 GT
디자인 살펴보기
디자인은 e-트론 GT와 타이칸 모두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으며,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취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좋다 보다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우며 여기서는 각 모델의 디자인 특징에 대해 언급해 보겠다. 먼저 e-트론 GT는 정측면에서 봤을 때 R8이 생각나는 디자인이다. R8의 4도어 전기차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전면을 살펴보면 아우디 특유의 육각형 그릴이 중심에 위치해 있다. 다만 전기차다 보니 그릴 대부분은 막혀있으며, 위쪽과 아래쪽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 옆에 블레이드가 설치된 부분에도 아래쪽은 구멍이 뚫려있어 배터리나 전기모터 냉각 기능을 해준다. 가장자리에는 에어커튼이 위치해 있다. 헤드램프는 전구회사라고 불리는 아우디답게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측면을 살펴보면 긴 차체, 긴 휠베이스, 낮은 전고 세 가지가 어우러져 훌륭한 비율과 패스트백 루프 덕분에 매우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도어 쿠페이기 때문에 프레임리스 도어로 되어 있으며, 사이드미러는 플래그 타입이다. 도어 손잡이는 요즘 확대되고 있는 오토플러시 도어가 아닌 일반형 도어다. 양쪽에 있는 전면 휀더에는 충전구가 위치해 있는데, 한쪽은 완속, 한쪽은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휠은 20인치와 21인치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꽉 찬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후면은 2열 도어에서 시작해 테일램프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과 약간 볼록한 휀더 덕분에 상당히 볼륨감 있는 모습이다. 거기에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매력적이다. 거기에 트렁크 윗부분에는 가변식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있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펼쳐지는 테일램프 디자인이 상당히 화려하며,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범퍼 하단에는 유광 검은색으로 처리된 디퓨저가 있으며, 전기차기 때문에 머플러는 없다.
실내는 다른 아우디 차량처럼 직선 위주로 되어 있다. 물론 곳곳에 고급 소재를 사용했지만 디자인 때문인지 고급스럽다는 생각보다는 미래지향적이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이는 다른 아우디 차량도 마찬가지다. 스티어링 휠은 D컷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며, 계기판은 전면 그릴처럼 가로로 긴 육각형 형태로 되어 있다.
센터패시아에는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상단에 존재하며, 아래쪽에는 공조 버튼과 송풍구가 있다. 센터 콘솔에는 비상등, 드라이브 모드 등 운전과 관련된 버튼이 가장 위쪽에 있고, 아래쪽에 기어 셀렉터, 시동 버튼, 컵홀더 등이 존재한다. 시트는 헤드레스트와 일체형인 세미버킷시트가 적용되어 있으며, 2열 시트도 1열과 동일한 패턴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뒤에 3명이 앉아있지만 시트 디자인을 보면 중앙에 앉기는 어려워 보인다.
포르쉐 타이칸
디자인 살펴보기
타이칸은 e-트론 GT에 비하면 디자인이 간결한 편이다. 먼저 전면은 설명할 부분이 헤드램프, 아래쪽에 있는 공기흡입구 두 가지로 끝이다. e-트론 GT와 비교해 보면 심심해 보인다는 생각까지 들 수도 있겠다.
양쪽에 있는 둥근 헤드램프에 에어커튼이 합해져 있어 마치 에어팟을 연상케 하며, 내부에는 4포인트 주간주행등과 전조등이 존재한다. 아래쪽에는 범퍼를 가로지르는 그릴이 존재한다.
측면은 e-트론 GT와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해서인지 실루엣이 비슷하다. 긴 전장과 휠베이스, 낮은 전고가 어우러져 비율이 매우 훌륭하고, 패스트백 루프 덕분에 날렵하다.
그 외 e-트론 GT와 마찬가지로 프레임리스 도어, 플래그타입 사이드미러가 적용되었으며, 도어 손잡이는 일반형이지만 e-트론 GT와 디자인은 다르다. 충전구는 마찬가지로 양쪽 모두 전면 휀더에 위치해 있으며, 휠은 19인치, 20인치, 21인치 세 가지가 있다.
후면 디자인도 전면과 마찬가지로 간결한 편이다. 화려함보다는 간결함을 추구한 모습이다. 테일램프는 일자로 쭉 뻗은 라인이 끝이며, 범퍼 역시 디자인 요소가 복잡하지 않다.
그래도 볼륨감은 확실하다. 볼록하게 튀어나온 휀더와 2열 도어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이 후면을 돋보이게 한다. 또한 트렁크 윗부분에는 e-트론 GT처럼 가변식 스포일러가 존재한다.
실내는 외부와 마찬가지로 간결한 편이다. 대체적으로 직선이 많이 들어갔으며, 스티어링 휠은 D컷 스타일은 아니다. 계기판, 센터패시아에 디스플레이가 총 3개 들어있으며, 옵션을 추가하면 조수석 부분에도 디스플레이가 추가된다. 그 덕분에 대부분의 물리 버튼이 디스플레이로 통합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 부분을 제외하면 기어셀렉터, 비상등 제외하면 모두 터치 조작이다.
시트는 e-트론 GT와 마찬가지로 헤드레스트와 일체형으로 된 세미버킷 시트가 적용되었다. 뒷좌석 역시 e-트론 GT와 마찬가지로 3명이 앉을 수는 있지만 사실상 중앙에는 앉기 불편하게 디자인이 되어 있다.
크기 제원
비교하기
e-트론 GT와 타이칸 크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e-트론 GT는 전장 4,990mm, 전폭 1,965mm, 전고 1,420mm, 휠베이스 2,898mm이다.
반면 타이칸은 전장 4,963mm, 전폭 1,966mm, 전고 1,379mm, 휠베이스 2,900mm이다. 전장과 전고는 e-트론 GT의 수치가 더 크고, 전폭과 휠베이스는 거의 동일하다.
성능 제원
비교하기
성능 제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트론 GT는 476마력, 64.3kg.m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5초다. 부스트 모드에서는 530마력, 65.3kg.m까지 높아지며 제로백은 4.1초까지 빨라진다. 최고 속도는 245km/h까지 낼 수 있다.
고성능 모델인 RS e-트론 GT는 598마력, 84.7kg.m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3.6초다. 부스트 모드에서는 646마력으로 증가하며, 제로백은 3.3초까지 빨라진다. 최고 속도는 250km/h까지 낼 수 있다.
포르쉐 타이칸은 기본형, 4S, GTS, 터보, 터보S 5가지가 있다. 현재 국내에는 4S, 터보, 터보S 세 가지를 판매 중이다. 먼저 4S에는 고성능 배터리와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가 있지만 동등한 비교를 위해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만 기술한다. 성능은 490마력, 66.3kg.m을 발휘하며 오버부스트를 사용하면 571마력으로 상승한다. 이때 제로백은 4.0초다. 최고 속도는 250km/h까지 낼 수 있다.
터보는 625마력, 86.7kg.m을 발휘하며, 오버부스트를 사용할 시 680마력으로 상승한다. 이때 제로백은 3.2초다. 최고 속도는 260km/h까지 낼 수 있다. 터보 S는 625마력, 107.1kg.m을 발휘하며, 오버부스트를 사용하면 761마력으로 상승한다. 이때 제로백은 2.8초다. 최고 속도는 260km/h까지 낼 수 있다. 정리해 보면 e-트론 GT는 4S보다 낮은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RS e-트론 GT는 4S와 터보 사이의 성능을 발휘한다. 형제차지만 너무 겹치지 않게 잘 조절한 모습이다.
배터리 및
주행거리 비교
배터리 및 주행거리는 다음과 같다. 두 차량 모두 배터리 용량은 93.4kWh이다. 타이칸 4S는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선택하지 않으면 79.2kWh 용량의 배터리가 적용되는데, 여기서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동등한 비교를 위해 다루지 않겠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주행거리는 모두 국내 기준이다.
e-트론 GT는 일반 모델이 362km이고, 고성능 RS모델이 336km이다. 배터리 용량이 큰 편이지만 아쉽게도 400km은 넘지 못했다.
타이칸은 4S가 289km이고, 터보가 284km, 터보 S가 289km이다. 스펙상으로는 e-트론 GT의 주행거리가 더 길게 나온다.
하지만 타이칸이 4S 모델 기준으로 실 주행 시 350km 정도를 달린다. 국내 주행거리 테스트 기준이 전 세계에서 엄격한 편이라 대체로 인증 거리보다는 실주행거리가 더 높게 나오는 편이다. e-트론 GT은 이제 막 국내에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시작해서 실 주행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형제차인 타이칸이 저 정도 차이를 보인다면 일반 모델이 400km은 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해볼 수 있다.
가격 비교
의외로 타이칸이 e-트론 GT보다
휠씬 비싸지는 않다
다음으로 가격을 살펴보았다. 포르쉐는 옵션 추가가 있으며, 그 옵션 값도 꽤 비싼 편이기 때문에 트림별 기본 가격만 나열했다. e-트론 GT는 일반 모델 기본 트림이 1억 4,332만 원이며, 옵션이 더 들어간 프리미엄 트림은 1억 6,632만 원이다. 고성능 RS모델은 2억 632만 원이다.
반면 타이칸은 4S가 1억 5,660만 원(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터보가 1억 9,820만 원, 터보 S가 2억 3,760만 원이다. 의외로 타이칸이 e-트론 GT 대비 그렇게 비싸게 나온 것은 아니다. 특히 타이칸 터보는 RS e-트론 GT보다 기본 가격이 저렴하다.
종합적으로 보면 두 차량은
취향에 따라 갈릴 것
디자인, 스펙, 가격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두 차량은 취향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성능을 더 중시한다면 타이칸으로 가는 것이 정답일 수 있고, 무난함, 주행거리를 생각한다면 e-트론 GT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또한 타이칸은 기본 가격에서 끝이 아니고 추가 품목을 추가하면 가격이 꽤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것이 부담스럽다면 E-트론 GT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트림 3개 중에서 하나 고르면 끝이기 때문이다. 혹시 두 차 중에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만의 기준으로 면밀히 분석하고 시승이 가능하다면 직접 경험해 본 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1억이 넘는 차량이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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