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G90 / 네이버 남차카페 'Ciel'님 제보
자동차 모델들 중에는 동급 차종에 비해 유독 주목을 받지 못하곤 하는 모델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국산 자동차 시장을 꽉 잡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기아 역시 이러한 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K9이다.
K9은 기아의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지만, 타 제조사들의 동급 대형 세단들에 비해 유독 순위가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과연 K9이 시장에서 뒤처지곤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K9은 정말 실패한 모델인 것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2012년 처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기아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다
K9은 기아에서 출시한 플래그십 대형 세단으로, 2012년 5월 2일, 처음 국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의 대형 세단 제네시스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K9이지만 실상 판매량은 뛰어나지 않았다.
K9이 출시된 5월부터 2012년 말까지 대형 세단 판매량을 비교해 보면, 1위는 제네시스로 10,503대의 판매량을, 2위는 K9이 6,09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 모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1세대 K9은 결과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며 마무리되었는데, 당시 K9이 이른바 “부사장님 차“라는 수식어가 잇따른 가장 큰 이유로 애매한 포지셔닝을 들 수 있다. 당시 기아가 지니던 브랜드 위상에 비해 너무 높은 가격대라는 평이 이어졌던 것이다.
당시 K9의 가격대는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수입 준대형 세단들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국내 모델들과 비교해 보면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중간 위치였다. 하지만 당시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체어맨 등의 고급차와 달리 전용 로고도 사용하지 않는 K9에 그 정도의 가격대는 과하다는 반응이었다.
또한 상품성 측면에서도 아쉬움을 샀다. 당시 대부분 수입 고급차는 이른바 깡통이라 불리는 엔트리 트림에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어지간한 편의 장비가 들어가 있었지만 K9의 기본 사양에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사양만이 적용되었고, 쓸만한 사양까지 트림을 높이고 옵션을 추가하게 되면 수입 모델과 가격이 얼추 비슷해지고 말았다.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지닌 2세대 K9
하위 차급 수요자까지 끌어들였다
1세대 K9이 여러모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차세대 K9이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분위기였지만, 2세대 K9 역시 완전히 아쉬움을 저버리긴 부족했다. 기아는 1세대 모델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2018년 3월, 2세대 K9 모델을 본격 공개하였다.
출시 직후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5천만 원 중반부터 9천만 초반까지 분포된 K9은 당시 제네시스의 G90 일반 모델보다도 무려 2,500만 원에서 4,000만 원 정도 저렴한 가격이었으며, 심지어는 한 체급 아래 G80과도 상당히 가격대가 겹쳐 패밀리카 목적으로 차를 고르는 오너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출시 직후인 3월부터, 그해 말까지 K9은 당시 국산 플래그십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EQ900을 제치며 대형 세단 판매 1위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2018년 11월, 제네시스 G90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되면서 다시금 K9의 판매량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제네시스 G90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된 이후인 2019년, K9은 총 9,831대가 판매되어 16,155대를 판매한 제네시스 G90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연간 6천 대 판매량도 결코 아쉬운 성적이라 볼 순 없다. 다만 준중형 세단 수요층을 어느 정도 흡수하는 성과는 거두었지만 대중차 브랜드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동급 차종 간 경쟁에 있어선 아쉬움이 남을 결과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 페이스리프트되어 출시된 K9은 어떨까? 이번 페이스리프트 K9은 출시 전부터 디자인 호불호가 많이 갈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면부 V 형상의 크롬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 슬림하게 가로로 확장된 헤드램프, 와이드한 하단 범퍼 등의 변화가 적용됐다.
기아 K9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2021년 6월 15일, 정식 출시되었다. 그렇다면 출시 직후인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의 판매량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2021년 6월부터 11월 동안 판매된 K9은 총 3,639대다.
위 기간 동안 판매된 대형 세단 판매 1위는 신형 출시에 더욱 힘을 얻은 벤츠 S클래스 5,779대이며, 뒤이어 K9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임박한 G90 1,727대다. 전년도 동기 대비 판매 실적에 비해 약 300대가량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판매된 대형 세단 실적 1위 G90 6,035대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이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성적이다.
전년도 동기 대비 실적만 놓고 보면 역시나 반도체 이슈에서 많이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단종이 예고된 K9인데, 신차 효과를 한창 받아야 할 시기, 하필이면 어려운 상황에 처한 모습은 역시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기아에서 야심 차게 출시한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지만, 초기에는 태생적 한계로, 어느 정도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구성한 현재는 반도체 이슈로 인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K9이다. 이제는 이번 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끝으로 K9이 단종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단종이 되고 나면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비운의 기아차로 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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