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경동 기자 =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정부가 '2천명 의대 증원'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불러오고 있다고 10일 비판했다.
이날 연세의대 교수평의회는 연세대 의대 윤인배홀에서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해 이같이 말했다.
고영국 연세의대 교수평의회 부의장은 "정부가 무리한 의대생 증원 발표를 하면서 촉발된 의료 사태가 3개월을 넘기고 있다"며 "여당이 총선에서 대패한 후에도 지금까지 정부가 계속 근거 없는 의대생 2천명 증원을 고집하면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붕괴가 정말 현실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덕선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는 의사 인적 자원 관리와 의학교육'을 주제로 발표한 자리에서 "정부는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한 증원 수요조사를 단 2주간 진행했다"며 "각 대학의 주관적 판단에 의한 원초적 희망 정원 조사에 불과했고, 복지부도 객관적인 증원 기준 공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의대 교수는 1만1천502명인데, 의대생은 1만8천348명이라 교수 1명이 학생 1.6명을 담당하고 있다"며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경우 학생 정원이 160명인데 의대 교수는 1만2천명이 넘어 학생 1명당 교수 비율이 14.6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교수들은 현재 의대생 정원에도 피로와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에는 의대생과 전공의들도 참석해 의정갈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연세대 의대 학생회장 김민성씨는 "(휴학한 학생들은) 1년간 발생할 학업의 공백이 두렵지만 정책을 막지 못했을 때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더욱 두려워한다"며 "후회 없을 결단이 있을 경우에만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인 김은식씨는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2013년과 2015년에 '마일스톤 수련과정'을 도입해 전공의 수련 개시부터 종료 후 전문의 취득에 이르기까지 전공의가 습득하는 역량의 수준을 단계별로 관찰할 수 있도록 수련과정을 설계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9년 고시에 이를 명시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공의 1인당 수련비용이 연간 평균 9천993만원으로 연간 총 1조2천774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데 비해 정부에서는 고작 연간 약 640억원을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일학 연세의대(의료법윤리학) 교수는 "소아과와 외과, 산부인과를 선택하는 것이 자발적 선택이 아닌 시스템의 결과로 치부되고, 형별과 규제로 이견이 눌려질 때, 자율성인 전문직의 특성이 행사되지 못할 때 전문직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교수들은 지금의 상황이 의사라는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했다고 느껴서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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