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여경이 파출소장에게 80대 남성 접대를 지속적으로 요구받은 사건이다. (사진은 기사글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6년 차 여성 경찰이 파출소장에게 80대 남성 접대를 지속적으로 요구받는 등 성차별적인 괴롭힘의 피해를 본 사건에 대해 경찰청은 해당 파출소장의 비위 사실 일부를 인정했다. 지난 4월 당시 파출소장(경감)이 지역 유지와 식사자리에 여경을 불러 "회장님이 승진시켜 준다"며 접대를 강요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경찰청도 본인 식구 감싸기식으로 조사를 하고 가해자 지인에게 2차 피해가 계속돼 일상 회복이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사건 피해자 경위 박 모 씨는 기자들을 만나 "경찰 조직 내에서 2차 가해를 방치하고 있어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16년 차인 박 경위는 2월 서울 금호파출소에 발령을 받아 근무를 시작했다. 파출소장의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 시작하면서 업무와는 무관한 안경점 방문이나 실내 암벽장 등반, 지역행사의 참석 요구 등의 갑질 피해를 받아왔다.
자신이 안 하면 다른 여성 경찰들에게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어쩔 수 없이 응했다는 주장 (사진은 기사글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당한 요구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자신이 안 하면 다른 여성 경찰들에게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파출소장의 강요에 어쩔 수 없이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박 경위는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는 80대 남성 A 씨를 지역 유지라고 소개하며 회장님이라 칭하고 박 경위에게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A 씨는 "파출소장 비서가 과일을 깎아보라"며 접대에 가까운 행위들을 요구했고 파출소장은 이런 일들을 제지하는 일 없이 오히려 박 경위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드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 후 A 씨는 박 경위를 끌어안는 등의 강제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그간 지시를 갑질이나 강요로는 볼 수 없다는 이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박 경위는 지난 5월 병가를 내고 서울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파출소장은 비교적 낮은 징계인 직권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간 지시를 갑질이나 강요로는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파출소장은 근무 태만을 문제로 삼아 박 경위를 서울청에 진정을 냈고 오히려 박 경위가 감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파출소장은 다른 직원들에게 박 경위의 복장 불량이나 근태 등을 지적하는 진술서를 써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확인하려 파출소 내에 CCTV까지 돌려보는 등의 보복 갑질을 저질렀다고 박 경위는 주장했다. 서울청으로부터 "경찰 생활을 앞으로도 계속해야 되지 않겠냐"며 처분은 구두 경고로 끝낼 테니 이 사건은 덮고 지나가자는 회유도 받았다고 한다.
지난 7월 방 경위는 공중파 라디오에 출연해 피해 사실을 알렸다. /사진=김종배의 시선집중 MBC 라디오 시사
지난 7월 박 경위는 공중파 라디오에 출연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자 본청에서 직접 감찰에 나섰다. 지난 18일 파출소장의 비위 사실이 일부 인정되면서 징계 처분을 앞둔 상황이다.
그러나 박 경위는 본청 역시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조사만 했다'며 경찰청을 지적했다. 별도의 진정 처리 규정이 있는데 서울청에서는 박 경위가 제기했던 진정을 내부의 첩보로 분류하고 처리한 것 등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 경위는 "본청 감찰 결과를 보고 나서 또 한 번 무너졌다. 경찰은 자정 노력도 의지 역시 없는 조직임을 깨닫게 됐다. 진정 관련 주장에 따라서 처리하지 않고 서울청의 업무처리 방식에 대한 비위는 인정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감찰로는 인정되지 않아 비위가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박 경위는 병원과 상담 치료를 오가며 힘겹게 일상을 유지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박 경위는 "경찰청은 내부 게시판에 올라오는 2차 가해들을 방치하고 그 고통은 저 혼자 이겨내야 하는 처지다. 강제추행과 갑질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몰지각한 동료들에게 심각한 2차 가해를 받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현재 박 경위는 시간제 근무를 하면서 병원과 상담 치료를 오가며 힘겹게 일상 유지를 하고 있다. 다른 부서지만 여전히 파출소장과 같은 서에 근무를 해 언제 만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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