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양혜나 기자 = 국민의힘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유예를 위한 법안에 대해 유예 기간을 2년보다 줄인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에 30일 제안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법)을 내달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의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한 '조정안'을 2월 1일까지 만들겠다며 중재에 나선 상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 법안과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였지만 현재까지 성적이 좋지 못하다"며 "진즉에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법은 여전히 야당에 의해 선거용 정쟁 도구로 활용되며 재표결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산산업의 명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출입은행법 개정안,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도 야당의 반대 속에 여전히 계류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주말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가 선거제 협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것은 국민 참정권 제한이라고 지적했고 중처법 개정안은 2월 1일까지 조정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하고 쌍특검법도 같은 날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김 의장이 밝힌 중처법 개정안과 쌍특검법의 내달 1일 처리 방침에 깊이 공감한다"며 "야당도 김 의장의 충고와 국민 바람을 저버리지 말고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4월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얼마 안 남았고 2월 1일 본회의는 민생 입법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1%대의 저성장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하는 경제 살리기 법안을 최대한 많이 처리될 수 있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최근 지역에서 활동 중인 50인 미만 사업장 대표자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했다고 전하면서 "이들은 (유예 법안 처리가 안 돼) 거의 공포스럽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산업안전보건청 신설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강조하면서 "적반하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2월 1일까지 이틀이라는 골든타임이 남아있다"며 "현장에 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다면 유예 기간을 좀 줄이더라도 (확대 시행을) 유예해서 현장의 어려움과 호소에 응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이 '1년 유예안'을 비롯해서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있고, 의총 결과 민주당 원내지도부에 결정 권한을 위임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음에도, 막상 협상에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전혀 협상 여지를 주지 않아 이런 부분들이 아쉽다"고 부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본회의 전 민주당에 '25인 또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시행을 1년간 유예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이 유예 조건으로 요구하는 '산업안전보건청' 설치에 대해선 "자기들이 집권할 때도 못 했던 일"이라며 "국가 기관을 하나 만든다는 게 며칠 사이에 결정하기 상당히 난감한 문제로, 민주당도 그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한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해선 민주당이 재협상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그 법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이태원 참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피해자를 구할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하려는 단계였다"면서 "그 법은 국회의장이 중재했던 내용보다 훨씬 더 과격한 내용으로 민주당이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한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게 됐고, 조사위에 과도한 권한이 예정돼 있어서 결국 이 나라를 1년 반 동안 갈등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 법을 그대로 시행해서 국민의 예정된 갈등을 뻔히 보는 것보다, 정합성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당은 민주당과 그런 부분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 역시 "법안 자체가 특조위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고 여러 독소 조항이 있고 국회의장이 중재해 여야 협상이 90% 가까이 이뤄진 안(案)하고도 훨씬 동떨어진 내용이기 때문에 재협상하자고 제안했다"며 "민주당이 재협상에 응해서 공정성이 담보되고 전례 없던 독소 조항이 제거된다면 여야 간에 합의 처리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과 관련, 영세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회에서 협상을 계속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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