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진영 기자 =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비트코인이 마의 1억원대를 돌파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1일(현지시간) 7만25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2000달러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시장에선 1억원대를 돌파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오후 10시께 개당 1억원을 웃돌았고, 자정엔 1억155만원까지 상승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시장의 호재다. 지난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했다. 최근엔 영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연계 상장지수채권(ETN) 승인 가능성을 발표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비트코인의 반감기까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은 4년마다 반감기를 겪는다. 반감기는 채굴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줄어드는 시점을 의미한다. 2012년과 2016년, 2020년 반감기를 지났고, 오는 4월 22일 4번째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 채굴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줄어드는 것은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이 감소하고, 비트코인의희소성이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더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시장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15만 달러(약 2억원)넘어 40만 달러(약 5억200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엘 크루거 LMAX(암호화폐 업체) 시장 전략가는 워싱턴포스트(WSJ)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계속해서 ETF에 강한 호응을 보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대중에게 널리 공개되면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미국처럼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채택이 이뤄질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더 많은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이후 약 20만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IBIT)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9만5985개다. 이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가 보유한 19만3000개보다 더 많다. 비트코인 ETF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것다. 이 때문인지 4월로 예정된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4월 이후 4만2000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며 "4월 반감기가 지나고 진정되면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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