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붕괴 이유는, 크레인 비용 30만 원 아끼려다...?
철거하던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19년 7월 4일 서초구 잠원동에서 철거하던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 지상 5층과 지하 1층의 건물이 붕괴되면서 지나던 승용차 3대를 덮쳤고, 4명이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중,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이 모(29) 씨가 사망하고, 남성 황 모(31) 씨는 중상을 입었다.
둘은 결혼을 코앞에 둔 연인 사이였고, 결혼반지를 찾으러 함께 가다 이런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겼다.
'안전조치 없이' 철거를 진행한 결과
안전조치 없이 진행한 결과 참사발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해 9월 국립 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잠원동 사고는 인재(人災)였다. 당시 업체는 이동식 크레인을 이용해 포클레인을 옥상에 들어 올려 상층부부터 철거해 내려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건물의 하중을 지지하는 지지대(잭 스포츠)를 층마다 10개씩 총 60개가 설치하겠다고 했다. 실제 작업은 상층부부터 진행하고 폐기물은 당일 반출이 원칙이지만 쌓아뒀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이 모든 게 지켜지지 않았다.
경찰은 "잭 서포트 60개 중 40개만 설치했고 철거 후 붕괴될 조짐이 보이자 47개를 추가로 다시 설치했다"라며 "붕괴 전날 철거 폐기물이 쌓여 3층 슬래브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조치 없이 철거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폐기물이 2층 바닥 슬래브에 집중돼 건물이 무너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고작 크레인 비용 30만 원 아끼려고...?
크레인 비용 30만원 아끼려다 발생한 참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1차 현장 감식에 참여한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 포클레인이 천장으로 확 못 올라가잖아요. 크레인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30만 원 아끼려고 그런 거죠. 그것만 안 했으면 무너지지 않았지."라고 말했다.
당시 계획대로 크레인을 대여해 폐기물을 철거할 수 있었지만 비용 때문에 그렇게 진행하지 않았다. 고작 30만 원을 아끼려다 이러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붕괴 사고로 사망한 이 모(29) 씨 유족 법률대리인은 2019년 서울 서초 경찰서를 찾아 건축주, 감리자, 건물주, 감리자, 철거업체 관계자, 서초구청 건축과 과장 등 7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이는 공사 관계자뿐만 아니라 담당 구청의 관리 소홀의 사고 책임을 따져보겠다는 의미다.2019년 7월 9일, 서초 경찰서는 붕괴된 건물의 건축주, 감리자, 철거업체 관계자 등 7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중 도주 우려가 있는 철거업체 소장과 감리 보조자 2명을 구속 기소했다.
현장 관리자측, 징역 형을 선고받다.
현장 관리소장, 감리 보조자 형제는 각각 징역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20년 1월 13일, 1심 판결로는 당시 현장소장에게 징역 3년 형, 감리 보조자 형제 2명은 각각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작업 현장에서 철거 현장을 감시해야 될 감리자 정모(87) 씨 대신 ‘감리 보조 신고필증’을 보유한 동생(73)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현장 감리를 담당했음에도 실질적인 업무를 회피하여 사고에 상당 기여했고, 동생은 감리 담당 자격이 없는데도 감리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 있었다.2020년 2심 재판에서 현장소장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감리 보조사 2명은 각각 금고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건축주에 대한 수사는 아직 현재 진행 중이다.
유가족에 대한 피해 보상은?
유가족에 대한 피해보상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유가족에 대한 피해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철거업체는 해당 건물에 2억 원의 보험을 가입해놨다. 다만 보험사인 전문건설공제조합 측은 "보상금 2억 원을 알아서 나눠 가져라"라고 이야기할 뿐, 배상금 산정 및 피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유가족은 주장하고 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국토교통부는 안전 점검 기관의 지정 권한 자체를 건축주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도록 건축물 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게 됐다. 또한 철거 공사 현장에도 필수로 감리자를 두게 하는 등의 철거 요건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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