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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문화 부추기는 '술방', 이대로 괜찮은가...

아던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18 14:55:52
조회 7562 추천 46 댓글 108
														


신동엽이 운영하는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술을 마시고 취한 선미/사진=유튜브 짠한형 신동엽 화면 캡처


평소에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는 술린이 선미는 연예계의 소문난 주당 신동엽과 소주와 막걸리를 섞은 소막을 달리다 곧 눈이 풀리고 혀가 꼬이고 카메라가 도는 와중에 선미는 꿈뻑꿈뻑 졸다 들키자 어눌한 발음으로 "티가 났나 봐, 오떠케요"라고 말했다.

유튜브 웹예능인 '짠한형 신동엽' 속의 한 장면이다. 신동엽이 매회에 다른 게스트들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다. 짠한형 신동엽은 8월 28일 첫 영상을 공개했다.


20대 초반 힘든 시기에 소주병에 빨대를 꽂고 마셨었다는 선미/사진=유튜브 짠한형 신동엽 화면 캡처


선미는 과거 "소주 한 병에 빨대를 꽂아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목구멍에 대고 마셨다"며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겼지만 결국 비틀대며 만취한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신동엽은 "이제 나올 건 다 나왔다"며 흡족해했다.


이러한 술방들은 스타들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어 좋은점도 있다./사진=이영지, 조현아 인스타그램


이른바 술 마시는 방송 '술방' 콘텐츠가 뜨고 있다. 짠한형 신동엽을 비롯한 방탄소년단의 슈가 '슈취타', 래퍼 이영지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어반자카파의 조현아 '조현아의 목요일 밤' 등도 게스트를 불러서 술을 마시며 취중 토크를 하는 콘셉트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스타들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친근함과 정서적인 공감을 느낀다. 술을 매개로 그들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가 있다.


하지만 술방 콘텐츠에 대한 우려에 목소리도 작지 않다/사진=유튜브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조현아의 목요일 밤 화면 캡처


연예인들의 술자리를 보는 듯한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스타들의 삶을 조명한 관찰형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술을 마시는 장면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다만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술방 콘텐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예인의 만취한 모습이 여과 없이 보여지기도 하며 술 제조법까지 공유한다. 음주를 미화하고 또 음주문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엄청난 조회수 중 청소년들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여진다./사진=유튜브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캡처


또한 우리나라는 술의 소비량이 많고 관대한 음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스타와 미디어 파급효과가 큰 만큼 주의를 해야 한다. 방송 수위 조절은 연출자의 몫인데 절주를 유도하는 자막, 캠페인 등을 적용해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술방에서는 인기 아이돌의 출연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노출되는 만큼 이를 제재할 만한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 실제로 방탄소년단 진이 래퍼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하면서 2,0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긍정적으로 묘사된 음주 장면은 미성년자와 우울증 환자들이 영향을 받기 쉬어 주의해야 한다./사진=유튜브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화면 캡처


하지만 긍정적으로 묘사된 음주 장면은 미성년자의 음주 호기심을 자극하고 성인에게 고위험 음주를 부추길 수도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는 영향을 받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는 의욕이 없어서 기분 개선을 적극적으로 하기 힘들고 손쉽게 기분을 완화할 행동의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우울함을 즉각적으로 덜어줄 행동이 많아지면 더 심해진다.

단기적으로는 우울감을 덜어주지만 장기적으로 무력감과 허무함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할 때에 우울증이 악화한다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가 유튜브를 보면서 음주를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우울감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지만 이후 후폭풍이 더 무섭다./사진=유튜브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화면 캡처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원장은 "우울증 환자가 유튜브를 보면서 음주를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우울감이 완화됐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허무함에 빠져든다. 술이 깰 무렵 뇌 기능이 저하되고 기분 조절이 더 힘들어져 우울증 환자에게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혼자 사는 우울증 환자나 젊은 층은 더 위험하다. 가족과 함께 살면 집에서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술을 마시는 게 눈치가 보이지만 혼자서는 자기 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연구팀은 "정신건강 측면에서 간헐적으로 몰아 걷기보다는 하루 30분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걷는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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