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오수진 기자 =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초등학생 돌봄을 책임지는 '늘봄학교'가 올 하반기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늘봄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의 단체는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 반대해 지난 15일부터 교육부 앞에서 천막 농성과 1인 시위를 하고 있고 오는 27일 교사 집회를 여는 등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나선 반면,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 등의 단체는 교육부의 늘봄정책을 "발상의 전환을 통한 공교육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늘봄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반발은 개학이 한 달가량 남았지만 업무 분배와 공간 확충 계획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교사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교육부가 세부 방안에 대한 발표를 미루면서 학교 현장과 학부모들이 돌봄 계획을 세우는 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교원단체들은 늘봄학교의 돌봄 업무가 교육 공간과 업무, 인력을 전적으로 분리하여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궁극적으로 지역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로 업무를 넘기고 돌봄도 학교 밖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파행 초래
하지만, 늘봄을 교사의 입장에서 '업무'로만 접근하여서는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대한교조 조윤희 대표는 "교사와 학부모의 입장을 모두 헤아려 양쪽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정교한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면서도 "'떡잎'부터 키우는 것이 진짜 교육"이라고 주장하며 보육과 교육의 경계가 사실상 모호하고 애초 저학년의 아이들은 교육이 보육이고 보육이 교육인 상황에서 "공교육이 감당할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것은 유아교육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교조는 특히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고 앞으로 다가올 인구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이 어려움을 돌파할 대안에 공교육도 그 짐을 함께 나누어 질 것을 제안했다.
이미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경제구조 속에 많은 부모들의 현실적 대안이 '맞벌이'이고 그 장벽에 부딪혀 육아가 어렵다고 출산은 물론 결혼마저 기피하는 이 시점에, 어릴 때부터 안정적으로 육아의 경험이 많은 '믿을만한' 기관과 사람이 아이를 맡아 준다고 하면 저출산의 문제해결에 하나의 방편이 됨은 물론 향후 교사 수급 문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서이다.
다만 업무에 대해서는 "학교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고 애들 보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일만 하고, 이런 일을 담당하는 학교 내 책임자는 별도의 부서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늘봄학교 현장 방문 한덕수 총리, 댄스 수업 참관 (사진=연합뉴스)
따라서 늘봄을 바라보는 교사들의 '불안'을 전환시키기 위한 6가지 방법으로 ▼늘봄기간제 교사의 정확한 역할과 한계를 선명하게 제시할 것 ▼늘봄기간제 교사 채용문제(결원 시의 채용도 포함하여)는 교육 당국의 책임하에 둘 것 ▼늘봄기간제 교사의 자격 요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것 ▼수당 지급 등의 정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보장할 것 ▼늘봄 시간 중에서 발생하는 학생들의 안전사고, 학폭의 책임소재 등을 명확히 제시할 것(책임소재를 교사에게 전가하는 경우 때문에 교사들이 매우 부담이 큼) ▼'늘봄학교' 운영으로 교육과 돌봄(보육)이 전도되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의 후속 조치를 제시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한편, 교육부는 당초 2025년 늘봄학교 전면 시행을 1년 앞당겨 올해 1학기 2000개 학교를 시작으로 2학기부터는 전국 초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교수 등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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