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최초 '한국 전문 큐레이터' 생긴다.

아던트뉴스

2023.09.23 20:22:03

조회 381 추천 0 댓글 0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전경/사진=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22일 미국 뉴욕의 유명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한국관 개관 25주년을 맞이해 한국 미술 전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담할 '한국국제 교류재단-삼성문화재단 한국 미술 큐레이터'직 또한 새로 신설해 영구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오랜 협력과 각종 지원을 통해 이루어 낸 성과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관 내부 모습/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한국관이 처음 들어선 건 25년 전 1998년이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삼성문화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금, '이건희 한국미술기금'의 지원을 받으며 개관했다. 외환위기로 혼란의 정국이었던 와중 국가와 기업이 협업해 해외 유명 박물관에 '한국 미술의 전초 기지'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이 일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하다. 한국 전통문화의 매력을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외국인들에게 직접적으로 훌륭한 한국 미술품을 자주 많이 접하게끔 하는 것.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한국관 내부에 전시된 작품/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한국 관련 미술품 전시가 자주 열려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이 세계 최고의 미술관에 한국 미술품들을 지속해서 전시하는 '한국관'을 세우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수십 년 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해온 일이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세워진 한국관은 개관 직후 수많은 이목을 집중시키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한류가 미국으로 뻗어가며 최근 급성장한 한국 문화의 위상에 비해서 전시 공간과 수준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한국 미술계에서는 "지속해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을 받는 중국관과 일본관에 비해 우리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초대 한국 미술 큐레이터 엘레노어 현(가운데)/사진=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 미술계는 큐레이터직이 새로 만들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신설되는 초대 한국 미술 큐레이터 자리는 엘레노어 현(한국이름 현수아)이 발탁됐다.

박물관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2019년부터 5년간 공동으로 조성한 기금으로 큐레이터직을 설치할 수 있었다. 한국 미술품 전시 강화, 공동 장학금 및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한국미술 큐레이터직 영구 운영을 위해 기금을 설치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 미술의 영역 확장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관에 전시되어 있는 반가사유상(왼쪽)과 금동용두토수(오른쪽)/사진=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홈페이지

삼성문화재단 류문형 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한국 미술 문화를 새롭게 이해하고 문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삼성문화재단이 함께 만들어 낸 오랜 협력의 유산을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함께 더욱 넓혀 나가며 한국 미술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는 '제기, 한국 전통 의식 소품' 전시가 개최됐다. 조선시대 제사에서 흔히 사용하던 제기와 소품, 국가 행사에서 연주할 때 쓰이던 악기를 소개하는 전시로 오는 11월 7일부터 '전통,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의 한국 미술'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관 개관 25주년을 기념하여 주요 소장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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